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우익 세력의 공격과 협박에 시달린 전직 아사히(朝日)신문 기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제작 중이다.
RKB마이니치(每日)방송 디렉터 출신인 영상작가 니시지마 신지(西嶋眞司·61) 씨가 특정 미디어나 개인을 노린 공격이 반복돼 언론의 위축되고 침묵하는 일본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현재 주간지 '주간 금요일' 발행인 겸 사장인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표적'을 만들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일 전했다.
우에무라 발행인은 아사히신문 1991년 8월 11일 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97년 작고) 씨의 증언을 최초로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2차 대전 때 제주도에서 많은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갔다고 증언한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의 증언을 다룬 기사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과거 기사 중 일부가 거짓으로 판단된다며 2014년에 여러 건의 보도를 취소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에무라 발행인에 대한 보수·우익 세력의 공격이 맹렬하게 이어졌다.
당시 우에무라가 시간 강사로 근무 중인 일본 호쿠세이가쿠엔(北星學園大)대학에는 그를 해고하라는 위협이 쏟아졌고 그의 가족에게도 온갖 협박이 날아들었다.
우에무라 발행인은 자신은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에 관한 기사는 한 건도 쓰지 않았고 김학순 씨 기사의 경우 "피해자의 증언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듣고 기사를 쓴 것이며 결코 날조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기사를 날조로 규정한 주간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에무라 발행인이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기사로 다룬 1991년부터 3년간 서울 특파원으로 근무했던 니시지마 씨는 "나를 포함해 당시 서울에 있던 기자들은 모두 위안부 문제 기사를 썼다. 20년 이상 지나서 그(우에무라)만 표적이 돼 '날조'라고 공격당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다큐멘터리 촬영을 시작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는 원래 이 작품을 TV 방송용으로 계획했으나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를 방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해 정년 후 주어진 연장 고용을 중단하고 방송국을 떠나 촬영에 몰입하고 있다.
'표적'의 배급사도 결정돼 있고 제작은 연내에 완료될 전망이다.
니시지마 씨는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는 언론 때리기가 얼마나 부당한지를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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