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구속수감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핵심측근인 서정우 변호사가 11일 검찰에서 "LG 1백50억, 삼성 1백52억원외에 현대자동차로부터도 대선자금 1백억원을 현금으로 받아 한나라당에 전액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이후 지금까지 묵비권을 행사해오다가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현대차서도 1백억 수금**
이같은 진술 사실은 서 변호사의 변호인에 의해 공식확인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 당시 5대그룹으로부터 받은 불법대선자금은 SK 1백억, LG 1백50억, 삼성 1백52억을 포함해 모두 5백2억원으로 늘어났으며, 검찰이 나머지 5대그룹중 하나인 롯데그룹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및 임원소환 등을 한 점을 고려할 때 그 액수는 더 늘어날 게 확실하다.
서 변호사는 이날 검찰에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1백억원을 받았다는 진술 외에 "LG에서 1백50억원을 받았고, 삼성에서 1백12억원을 채권으로 받아 1백억원 가까이 현금으로 환전해 모두 당에 전달했으나 삼성에서 나온 현금 40억원은 내가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문제의 40억원은 한나라당의 또다른 중진의원이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창, "안풍, 세풍 등 1천억이 넘는 사건도 이겨냈다"**
이처럼 서정우 변호사가 불법대선자금 모집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온 이회창 전총재의 고해성사 여부가 주목되나, 아직 이 전총재측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12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최근 옥인동자택으로 이 전총재를 방문해 만난 권철현 한나라당의원은 이 전총재가 "나는 정계를 은퇴하고 끝났는데...(검찰 수사는) 이회창이 타깃이 아니다. 한나라당을 무력화시켜 내년 총선에서 기를 못펴게 하려는 것 아니냐" "표적은 한나라당이다"라고 검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 전총재는 또 "안풍, 세풍 등 1천억원이 넘는 사건이 터져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울 때도 당이 하나로 단합해 이겨냈다"며 "지금은 서로 싸우지 말고 우리가 몸바쳐온 한나라당을 지키고 살려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총재는 또 고해성사 시기와 관련해서도 "내가 나서서 다 끝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당분간 고해성사를 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12일 최돈웅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이어 곧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전모를 공개하기로 하는 등 압박공세를 본격화함에 따라 이회창 전총재도 연내에 자의반타의반으로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