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9월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8월 31일(현지 시각)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9월 하순 열리는 유엔총회의 일반토의 기조 연설자로 대사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애초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의 기조연설을 유엔 측에 통보했으나 지난주에 대사급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24일부터 진행되는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리용호 외무상이 아닌 대사급 인사를 보낼 경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유엔총회에 거의 매년 외무상을 파견해 왔다.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불참 배경에는 북미 간 협상을 둘러싼 최근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23일 리용호 외무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망발을 췌져댔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또 지난 8월 31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불량 행동"발언에 대해 "미국과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의 대미 협상팀은 이들 담화를 발표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대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협상을 파기하거나 중단한다는 식의 입장은 보이지 않았다.
미 국무부 역시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최선희 부상의 담화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31일(현지 시각) "우리는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비롯해 미국의 대북 협상팀은 지난 8월 29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의 종료 이후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의 대미 협상팀이 다소 날선 입장들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반응들은 본격적인 협상 전에 벌이는 탐색전 또는 기싸움의 일환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오는 30일로 잡혀있는만큼, 그 안에 북미 간 협상 결과에 따라 리용호 외무상이 총회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을 진전시키면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 이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