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 노리고?...나경원 "조국 청문회 9월 12일까지 가능"

이인영 "9월 2~3일 청문회 지킬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가 증인채택 합의에 실패해 청문회 무산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월 2~3일로 예정된 청문회 일정 순연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상 청문보고서를 20일 안에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다시 요구하게 되어 있다"며 "9월 12일까지 얼마든지 청문회는 개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가족 등 핵심 증인이 채택되지 않은) 가짜 청문회 말고 진짜 청문회를 열게 해달라"며 "청문회 일정은 증인출석요구서가 송달되는 시간을 고려해 순연하여 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9월 2~3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정상 진행하려면 증인 및 참고인에게 5일 전까지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하지만, 마감 시한이 지난 만큼 청문 일정을 연기해서라도 조 후보자의 딸, 부인 등 가족들을 증인으로 반드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추석 연휴까지 '조국 검증 정국'이 이어지게 된다.

나 원내대표는 "핵심 증인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국민과 헌법이 청문위원에게 부여한 책무"라며 "여당이 증인채택 안건마저 안건조정위원회에 올려 증인 없는 청문회를 시도하는 의도는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만들어 청문회를 맹탕 청문회로 만들거나 청문회를 아예 무산시키고 임명을 강행하려는 꼼수"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여권이 조 후보자를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는 데 대해선 "민주당은 구시대적 적폐, 인사권 개입 등을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검찰 수사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검찰의 칼을 정치보복을 위해 휘둘러왔던 여당이 그 칼날이 정권을 향하자 곧바로 정치 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향후 시나리오는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당연히 수사 방해를 할 것"이라며 "이는 특검 불가피론을 합당화시키는 것이다. 한국당은 미리 조국 게이트 특검 법안을 준비해 놓겠다"고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9월 2일과 3일로 합의된 인사청문회 일정을 지켜내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까지 어겨가면서 9월 2~3일 일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면 증인 문제에 대해 한국당이 입장을 바꿔야 할 차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의 딸, 부인, 어머니 등 전대미문의 일가족 전원 증인 채택을 요구하면서 청문회를 출구 없는 미로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한국당은 가족 증인을 핑계로 청문회 보이콧 행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가운데, 여야 법사위원들은 이날 증인‧참고인 채택 건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합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전 11시에 소집된 법사위 전체회의는 열리자마자 산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