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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미국, 나토에 이라크 파병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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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진 미국, 나토에 이라크 파병 요청

나토는 외면, 폴란드도 처음으로 이라크 주둔군 감축 시사

이라크전의 수렁에 깊이 빠져 다급해진 미국이 이라크전 발발이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개적으로 이라크 파병을 요청했다. 이같은 미국의 요청에 대해 검토에 들어간 나토 회원국들은 이라크보다는 아프간에서 나토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요청을 외면하는 양상이다.

한편 이라크에서 다국적군 사단을 이끌고 있는 폴란드가 처음으로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의 감축을 시사한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는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자 의회 승인없이 파병하기로 결정하는 등 이라크전 문제로 세계 각국이 시끄럽다.

***파월, "나토, 이라크에서 보다 큰 역할 맡아주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 "미국은 나토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는 이라크에서 보다 큰 역할을 맡아 주길 바라고 있다"고 요청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같은 미국의 요청에 대해 "미국이 이라크전과 관련해서 NATO에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의 요청에 대해 나토회원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2004년에 나토회원국으로 가입될 예정인 국가들을 포함한 26개 회원국들은 현재 제한된 역할에 머물고 있는 나토가 보다 큰 역할을 맡는 안에 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전에 강하게 반대한 프랑스와 독일도 미국의 제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개 회원국들이 이미 폴란드 다국적군 사단에 병참지원을 하고 있으며 16개 나토 회원국들이 직접 이라크전에 군대를 파병하고 있다"며 "나토가 폴란드가 맡고 있는 다국적군 사단을 직접 대신 지휘하는 것도 여러 안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밝혀 나토가 다국적군 사단 가운데 한 곳을 직접 담당해주길 원하고 있는 미국의 의사를 타진했다.

한편 그는 이라크 전후 복구를 위해 새로운 유엔 결의안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또 다른 유엔 결의안이 있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필요치 않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나토, "아프간에서 역할 확대할 것"**

하지만 미국의 이같은 요청에 관해 나토군의 직접적인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은 듯 하다. 나토는 우선 이라크에 대한 지원보다는 아프간에서의 나토군 역할 확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아프간 수도 카불에만 배치돼 있는 나토군은 처음으로 카불 이외 지방에서도 역할을 담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국무장관도 "나토의 직접적인 반응은 이라크가 아니라 아프간에서 나토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었다"고 나토의 반응이 시큰둥함을 시인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라크 문제에 대해 중부 이라크에 주둔중인 폴란드군 이외에 이라크에 지원을 보낼 계획은 없다"며 나토의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나토는 이라크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나토 회원국들을 계속해서 도와나가야 하며 필요한 곳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해야만 한다"며 "어느 국가도 필요한 시점이 오면 나토 역할 확대를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내년 6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 민정 수립이후인 내년 6월이후에나 이 문제를 검토할 생각이 있음을 드러냈다.

***폴란드, 조건부로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감축 처음 시사**

나토에 대한 미국의 파병요청에 대해 가장 반가와 한 나토 회원국은 현재 이라크 늪에 깊숙이 빠져있는 폴란드다.

블로드치미레스 치모스체미츠 폴란드 외무장관은 "우리는 나토가 앞으로 더 큰 역할을 이라크에서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나토가 파병해 주기를 희망했다.

이라크에서 다수의 폴란드군 병사가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망, 국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돼 국민 가운데 67%가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폴란드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나토군이 폴란드군을 대체 지휘권을 행사한다면 폴란드로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나토군의 역할 확대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치모스체미츠 폴란드 외무장관도 이같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토외무장관회담이후 폴란드 통신과의 회견에서 "나토군이 이라크에 파병된다면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의 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나토군이 이라크에 파병된다면 연합군의 정당성이 한층 강해질 것"이며 "폴란드군의 전면 철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폴란드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조건부이지만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의 감축을 언급한 것이다.

폴란드의 이같은 반응과 함께 이날 회담에서 이라크에서 희생자를 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나토군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강조한 반면,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크게 상반됐다.

***네덜란드, 의회 승인 없이 이라크 파병 결정해 물의**

한편 네덜란드 정부는 의회의 파병 동의안을 받지 않고 네덜란드군을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결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4일 "이번에 보내는 70명의 특수부대원들은 이라크에서 정보수집활동을 하러 가는 것이라는 논리로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번주말에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정부 방침에 야당은 당연히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캠프 네덜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라크의 치안은 악화되고 있어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고 반론을 폈다.

현재 약 1천1백명의 네덜란드 해병대가 올해 8월부터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주둔중이며 이들의 주둔 기간은 내년 1월15일까지이다. 이번에 파병되는 특수부대원들의 임무는 네덜란드 부대의 6개월 주둔 연장과 맞물려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경부근을 중심으로 넘어오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들에 대해 정보수집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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