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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윤석열…'조국 대전' 미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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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윤석열…'조국 대전' 미궁 속으로

조국-윤석열 검찰개혁 '쌍두마차'?…靑·민주 '난감'

검찰이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단국대와 서울대, 부산대, 고려대를 비롯해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사무실과 조 후보자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게다가 다른 부처도 아닌,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임명된다면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는 이를 상대로 검찰이 칼을 빼든 전례 없는 상황 전개다.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윤석열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착수한 정치권 수사가 조국 후보자라는 점에서 파장이 다각도로 뒤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윤 총장을 임명하며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편치 않은 기색을 보였다.

민주당도 단순히 정치인 관련 의혹 수사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홍익표 대변인은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조 후보자도 출근길에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법무검찰 개혁의 큰 길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조 후보자가 검찰의 압수수색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들의 우려 섞인 반응과 "법무부에 대한 보고는 통상 절차에 따라 대검에서 압수수색 착수 이후에 보고했다"는 검찰 발표를 종합하면, 사전에 청와대와 민주당이 검찰 동향을 인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심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명운까지 엮인 사안으로 비약돼 가팔라지고 있는 조국 검증 정국에 청와대와 사전 교감도 없이, 전격적인 방식으로 뛰어든 배경이다.

표면적인 명분은 충분하다.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당부한 데다, 조 후보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이 11건에 이르고,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에서도 "살아있는 권력인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해 왔다.

따라서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고,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검찰 설명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압수수색 주체가 형사1부에서 특수2부로 바뀐 데 대해서도 검찰은 "국민적 관심 높은 사안 고려해 신속하고 효율적 진상 규명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개혁에 저항 기류가 엄존하는 검찰 손에 검찰개혁의 상징처럼 부각된 조 후보자의 운명이 내맡겨진 점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당초 조 후보자와 윤 총장을 검찰개혁의 '쌍두마차'로 상징화했던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날 압수수색에 난감한 기색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윤 총장이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국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청문회 준비 과정부터 취임까지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그런 부분에서는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윤 총장의 의도가 무엇이든, 검찰의 수사 착수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많아졌다. 개별사건을 지휘하지는 않지만, 검찰로부터 수사내용을 보고받는 법무부 장관에 조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자신을 향한 수사를 모른 척 할 수 있겠느냐는 모순적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무혐의로 드러나더라도 야당은 '짜맞추기 수사', '면죄부 수사'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수사를 촉구해왔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의 공정수사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헛된 희망이다. 답은 특검뿐"이라며 "조국 게이트 특검법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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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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