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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INF위반" vs "美 야망 우려"…미·러 안보리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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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INF위반" vs "美 야망 우려"…미·러 안보리서 충돌

中 "INF 탈퇴구실 '中이용' 안돼…중거리미사일 아·태 배치 반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파기한 미국과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서로를 비난하며 충돌했다.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영국·프랑스는 러시아를, 중국은 미국을 각각 비판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미국이 INF 조약에서 탈퇴한 이후 지상발사형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을 문제 삼은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로 소집됐다.

AP통신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유럽 사람들은 미국의 지정학적 야망 때문에 우리가 통제되지 않고 규제되지 않은 군비경쟁의 일보 직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은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폴리안스키 차석대사는 "미국 관리들은 INF 탈퇴 첫날부터 위협을 시작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의도했고, 이미 일정 기간 지속적, 의도적으로 INF를 위반해왔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미국)이 오늘 회의에서 'INF를 훼손한 것은 러시아의 행동'이라는 주장을 아무리 되풀이해도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부분의 조치는 (상황이) 그와 반대라는 역력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INF 조약 탈퇴와 이후 지상발사형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유럽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의 다양한 지상발사 크루즈 미사일 배치가 INF 조약 위반이라면서 미국의 INF 탈퇴를 러시아의 책임으로 돌렸다.

코언 차석대사는 "우리가 오늘 여기 왜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1980년대 후반 구소련과 INF 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10년 이상 전부터 조약을 위반하기로 결정하고, 조약이 금지하고 있는 미사일 시스템을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자신들은 준수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INF를 준수하는 세계를 선호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은 무기 증강을 계속하면서 미국은 자제를 발휘하는 세상을 여전히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자신들도 앙갚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INF 조약이 살아있었을 때 유럽에 그런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비판했다.

코언 차석대사는 "공세적인 행동과 연계된 러시아와 중국의 이런 상황 전개는 안보 환경을 악화시키는 핵심 동인"이라면서 "미국은 이 같은 현실을 무시할 수 없고 수수방관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맹, 파트너들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겨냥했다.

그러면서 "그것(조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군비 통제의 새 시대'에 임하기 위한 준비뿐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의 시험과 개발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러시아 북부의 군사 훈련장에서 '핵 추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세부 사항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영국의 스티븐 히키 정치조정관도 러시아의 행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을 나타내는 공격 패턴과 일치하며, 책임 있는 국제적 파트너라는 자신의 주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앤 기귀엥 프랑스 차석대사도 "조약 사망"의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며 "새로운 군비 경쟁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후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미국이 INF 탈퇴의 구실로 중국의 무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배격한다"고 미국을 공격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중거리 지상 미사일은 모두 중국 영토에 배치돼 있고 순수하게 방어적이라며 "핵전략 역시 완전히 투명하고, 핵무기는 규모가 극히 제한적일 뿐 아니라 결코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거리와 단거리 지상발사형 미사일을 아시아태평양에 배치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자체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을 보여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사는 또 미·러가 대화를 통해 INF 조약 준수 여부에 대한 이견을 다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INF의 효율성을 지키면서 새 세기에 들어가는 것이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국제 및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도 중대하고 실질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브리핑을 한 나카미쓰 이즈미(中滿泉)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 고위대표는 "INF의 종료가 미사일 개발과 획득, 확산에 있어서 새로운 그리고 구속되지 않은 경쟁을 위한 촉매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면서 INF 조약에서 지난 2일 탈퇴한 데 이어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지상발사형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INF 조약에서는 금지되는 미사일이다.

러시아도 지난 2일 미국과의 INF 조약 효력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탈퇴한 INF 조약은 사거리가 500∼5천500㎞인 지상발사형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한 역사적 조약이다. 미국의 탈퇴로 전 세계 핵군비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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