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천 씨에게 '혐의 없음'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지오 씨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정도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가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장 씨 사망 후 10년 만에 고인의 피해가 의심되는 성범죄 사건으로 주목 받았지만, 재판부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달리 목격자 윤 씨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검찰 과거사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 검찰은 "윤 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진술을 믿을 만한 추가 정황이 확인됐다"며 과거 판단을 뒤집고 조 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씨가 혐의를 벗기 위해 자신이 아닌 모 언론사 사장이 추행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허위 진술하는 피의자는 많지만, 보통은 자신이 혐의가 없다고 주장하지, 이처럼 타인을 범인으로 몰아 자신의 혐의를 벗으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우 악의적이고 보기 힘든 사례"라며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조 씨는 추행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 씨는 최후 진술에서 "윤 씨의 거짓말과 검찰의 무책임한 기소 때문에 저와 가족의 인생이 비참하게 망가졌다"며 "목숨을 걸고 추행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조 씨는 지난 2008년 8월 5일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김종승(본명 김성훈) 대표의 생일 축하 2차 술자리에서 장 씨를 자신의 무릎에 앉힌 뒤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 씨는 이듬해인 2009년 3월 술자리에서 조 씨 등에게 강제 추행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조 씨를 강제추행·접대 강요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성남지청은 조 씨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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