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비건 특별대표는 협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간 실무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협상 상대에게 (협상 의사를) 듣는 대로 바로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건 특별대표는 자신이 주러시아 미국 대사로 갈 것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에 대해 "러시아와 관련한 외교 직책을 맡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내 팀에게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선언했던 4가지 선언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실무 차원의 협상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는 이 일을 해낼 것"이라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마무리되는 20일 방한하면서 북미 간 접촉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북미 양측이 지난해 개최된 1차 북미 정상회담 전 판문점에서 실무적 사안들을 논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냐는 전망이었다.
이날 협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도훈 본부장 역시 "지금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바 있는 실무협상의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시점이다. 이번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하며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종료와 맞물려 이뤄진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에 의미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본부장은 "이런 시점에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재개해서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며 "지금 대화 국면은 그냥 온 것이 아니다.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의지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다. 한미는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해서 대화의 전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을 향하거나 북한과 접촉하는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북한과 접촉이나 의견 교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만나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며 한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에 함께 이동해서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김 위원장과) 역사적 악수 상황 등(을 만들었는데), 이와 같은 모습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사적 일들이었고, 한국 정부 노력으로 촉진되고 마련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이 외교 노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기회의 장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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