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호텔에 머물고 있다가 이라크 무장세력의 로켓포 공격을 받고 구사일생의 위기를 넘긴 국회 조사단이 큰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파병찬성파 의원들은 도리어 이번 사태를 전투병 파병의 명분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정부도 이라크 파병 의지와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진석, "이러니 치안 유지를 위해 도움이 필요"**
피격 당시 기자가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중앙일보의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조사단중 일원인 자민련의 정진석 의원은 "정말 이같은 사태를 목격해 보니 이곳의 치안이 어떤 상황인지를 확실히 알겠다"면서 "치안 유지를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며 치안유지 목적의 한국군 파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련은 오래 전부터 당론으로 미국측 요구대로 전투병 위주의 대규모 파병을 지지해왔었다.
국회 조사단장인 한나라당의 강창희 의원은 "이라크에 도착해 사흘 동안 총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는 메모를 한지 10분만에 공격을 받았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평소 파병찬성론자였던 강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조사단이 파병찬성 쪽으로 활동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반면에 파병반대론자인 열린우리당의 송영길 의원은 "의정일기를 작성하던 중 엄청난 폭음이 들려 작업을 중단하고 복도로 뛰쳐나갔다"며 "이같은 위험한 치안상황을 한국에 돌아가 국회와 국민에게 전하겠다"고 귀국후 파병반대 입장을 재차 천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영관, "이라크 파병 의지 변함 없어"**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국제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이라크 파병 의지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윤장관은 21일 파리에 있는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에서 북한 핵문제에 관해 연설한 뒤 가진 주불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터키 사태 등이 이라크 파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파병 사항은 국제정세, 국민여론 등이 고려돼 결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라크에 파병하겠다는 정부의 결정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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