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죽음과 관련해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우희종 교수는 이처럼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환경이 "교수 갑질"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9일, 무더위가 극심한 낮 12시 30분경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직원 휴게실에서 67세 청소노동자가 쉬던 중 사망했다. 경찰은 사인을 '병사'라고 밝혔으나, 수감자 수용시설보다도 좁은(3인 기준 한 평 남짓인 3.52㎡로, 1인당 1.17㎡) 휴게 공간에 에어컨도, 창문도 없이 폭염에 노출된 상태에서 사망한 것이어서 산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9일은 폭염 경보가 유지되던 때였다.
우 교수는 관련해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노동자들의 환경과 공간 부족은 어디에서 올까. 솔직한 대답은 대학본부나 각 단과대 집행부도 아니라 기본적으로 교수 갑질에 의한다"고 비판했다.
우 교수는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 진행하는 '서울대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우 교수는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와 함께라는 마음보다는 교수가 왕이고, 교수 공간도 부족하다는 태도들, 대학 운영에 기여하는 연구 간접비를 많이 내는 나에게 공간을 더 달라는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서울대 교수 중에 (교수직이) 자기 혼자 힘으로 얻은 위치와 환경이라고 착각하는 자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개인과 집단 이해에 민감한 보수화된 교수 집단은 법인화 이후 각자도생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더욱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서울대학교는 '사인은 개인 지병'이라는 무책임함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67세의 고령 노동자를 이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장기간 근무하도록 한 것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휴게 공간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처우와 작업환경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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