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2일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부의 이번 발표의 요지는 분양가상한제의 요건을 완화하고(기존 :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 초과, 개선 :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10월 초부터 시행하며(재건축단지도 소급 적용), 후분양제 요건을 크게 강화하고, 전매제한기간을 최대 10년까지로 하는 것이다.
국토부의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결정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을 청약시장에 대거 대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이렇게 되면 매매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추격매수세가 현저히 감소해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할 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추세적 금리인하 효과도 일정 부분 흡수하는 기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 제한적이라는 점,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주거정책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 등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어쨌든 국토부는 제 역할을 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국토부의 수장은 김현미 장관이다. 김현미 장관은 3기 신도시 지정지역을 발표하면서 지역구인 일산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3기 신도시 예정지 중에 창릉신도시가 있는데, 이 창릉신도시의 입지가 일산 보다 낫기 때문에 일산 집값 하락을 근심하는 일산시민들이 일산에 지역구를 둔 김현미 장관을 성토하는 것이다. 표가 생명인 정치인으로선 무척 괴로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뚝심 있게 관철시켰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실 김 장관은 억울하다. 집값 안정은 금리와 세금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거의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은행과 기재부가 국토부와 긴밀히 협력하지 않으면 집값 안정은 달성이 요원한 것이다. 내가 보기에 문재인 정부 들어 국토부는 아쉬운대로 나름 열심히 했다. 하지만 금리를 책임진 한국은행과 세금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부동산가격 안정에 소홀(?)했다. 비유하자면 고지 점령을 위해 진격하는 보병(국토부)에게 공중지원을 해야 할 공군(한국은행)과 포격지원을 해야 할 포병(기재부)이 맡은 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보병(국토부)의 진격이 돈좌된 셈이다.
각설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기울기가 가팔라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의 주된 책임은 한국은행과 기재부에 있으며 종국적인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 그런데 비판받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죄다 무사하고 애먼 김현미 장관이 난타를 당하는 형국이다. 김현미 장관으로선 억울할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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