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은 19살 때부터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3년 뒤인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의 3주기가 되는 날이다. '반도체 노동자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은 2일 삼성 본관 앞에서 황 씨와 같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희귀병으로 숨진 노동자들의 추모주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반도체 노동자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금속노조 등이 2일 서울 강남 삼성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추모주간을 선포하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은 "초일류기업인 삼성이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이야기할 때 뒤편에서 노동자들은 조용히 죽어가고 있고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에는 탄압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삼성에 제대로 된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딸은 백혈병에 걸리지도,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은 발암물질은 있지도 않고 쓰지도 않는다는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삼성의 거짓말을 이건희가 시켰는지, 이재용이 시켰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둘 모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말하는 게 말이 되는가. 그들이 정직하다면 모든 국민이 정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테드 스미스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ICRT) 활동가 ⓒ프레시안(김봉규) |
스미스 씨는 "전자산업에서 독성물질에 노출돼 일어나는 암이나 선천성 기형 등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대만의 반도체회사, 한국의 삼성 등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삼성 역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고 황 씨와 마찬가지로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 씨와 고 이숙영 씨가 안치된 경기 화성 납골당을 추모방문하는 것으로 추모주간 행사를 시작했다. 5일까지 진행되는 추모주간 동안 삼성공장 앞 1인 시위와 촛불 문화제,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리는 추모문화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이 '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라고 쓰인 천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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