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지난 8일 오전, 광주공원에서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식을 가졌다. 전국 광역단체 중 최초 사례다.
이날 제막식은 이용섭 시장과 김동찬 시의회 의장,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광복회원, 시민·사회단체, 학생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제막식은 △경과보고 △기념사 △단죄문 낭독 △일제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 △단죄문 설치 현장을 순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제막식 국민의례에서는 평소에 불렀던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일제 강점기에 항일 무장 투쟁을 하며 독립군이 불렀던 ‘애국가’를 ‘꿈꾸는 예술단’과 함께 불러 제막식의 의미를 더했다. 독립군 애국가는 식민통치 시절에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멜로디에 가사(작사 미상)를 붙여 불렀던 노래다.
그동안 시는 친일잔재조사TF팀 운영과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65개의 일제 잔재물을 확인했다.
친일 인사 잔재물은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등 광주공원 사적비석군 △원효사 송화식 부도비·부도탑 △너릿재 유아숲 공원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 시비 △사직공원 인근 양파정에 걸린 정봉현·여규형·남기윤·정윤수 현판 △세하동 습향각에 설치된 신철균·남계룡 현판 등이다.
또 친일 작곡가 현제명,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 18개가 광주 소재 대학과 중·고등학교에 있고, 군사시설로 활용된 지하동굴, 신사참배를 위해 만들어진 광주공원 계단, 송정공원 옆 송정신사의 참계, 신목, 석등룡기단 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제막식은 광주 공원에 있는 친일인사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를 뽑아 눕히고, 이들의 행적을 적시한 단죄문을 세우는 행사로, 광주시가 대대적인 친일 잔재물 청산과 함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위 세 사람은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파로 선정된 인물들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광주시는 대대적인 친일 잔재물 청산과 역사적 심판을 시작한다”며 “일제 잔재물마다 단죄문을 세워 친일 인사의 행적을 낱낱이 적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해 시민과 후대에 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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