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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공격', 일본의 향후 움직임과 영향력은?

송기호 변호사 "이달 중 사태 규모 결정될 것"

일본 정부가 2일 예고된 대로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2차 수출 규제를 결정했다.

이날 각의(국무회의)가 관련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함에 따라 주무장관이 해당 개정안에 서명하고 이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서한 후, 일왕이 공포하는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발효한다. 이달 말경 효력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 물자 수입 기업과 목록 규제 대상 제품군을 수입하는 기업의 수입 시간표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타격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수출입을 통제하는 전략물자 1120개의 리스트를 정해두고 있다. 이 중 263개 '민감 품목'은 백색 국가를 포함해 모든 국가에 수출 시 관련 기업이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민감 품목은 미사일, 핵물질 등을 뜻한다.

나머지 857개는 '비 민감 품목'으로 분류된다. 기계류, 통신 장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 경제가 직접 영향을 받는 부문이 이들 항목이다.

한국은 2004년 이후 일본 정부의 백색 국가로 분류됐다. 그간 이들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업체는 3년에 한 번만 정부의 심사를 받으면 개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됐다. 이를 '일반 포괄 허가'라 한다.

하지만 이제 한국이 백색 국가에서 제외됨에 따라 관련 일본 기업이 한국에 수출을 하려면 일반 포괄 허가보다 더 까다로운 '특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즉, 비 민감 품목 857개를 거래하는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특별 일반 포괄 허가를 받으려는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과 거래 전, 일본 정부에 수출 관리 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한다. 이후 일본 경제산업성 점검을 거쳐 관련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른 방법은 개별 비 민감 품목별로 개별 허가를 받는 것이다. 개별 기업 능력과 일본 정부의 태도, 품목 등에 따라 개별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허가 단위는 6개월이며, 허가 신청으로부터 심사일은 최장 90일까지 걸리게 된다. 즉, 한국과 일본의 거래 기업은 6개월 마다 최장 90일이 걸리는 심사 불투명성에 놓이게 된다. 일본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어떤 전략 물자에도 수출 허가, 지연, 불허 등의 카드를 마음대로 꺼낼 수 있다. 사실상 특정 품목을 거래하는 회사는 무역이 어려워진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이달 중 일본 정부가 각 제품마다 특별 일반 포괄 허가와 개별허가 중 어느 제도를 이용하게 될 지를 일일이 지정하는 고시 개정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몇 개 제품을 개별허가 절차만 이용하게 할지, 어느 정도를 포괄 허가 이용 불가로 규제할 지가 사태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소재·부품 장비가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공작기계, 탄소섬유, 기능성 필름 접착제 등 대일 의존도가 큰 품목들을 거래하는 기업은 심각한 불투명성에 놓이게 됐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기계회관에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공작기계의 60%가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일본 공작기계 부품은 국내 공작기계 시장의 25%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략물자 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은 비전략물자 거래 역시 어려워진다. 일본 기업이 백색 국가에 비전략물자를 수출할 때는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비 백색 국가로 수출할 때는 '캐치올(모든 품목 규제)' 제도를 적용받는다.

일본 정부는 비전략물자 중 캐치올 제도 대상으로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꼽는다.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어떤 품목이라도 캐치올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결정으로 사실상 일본과 거래하는 모든 품목이 일본 정부 수출 통제의 영향을 받게 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대일 캐치올 규제 대상 품목이 6275개며, 이 중 지난해 수입 실적이 없는 품목을 제외한 4898개 품목이 이번 캐치올 규제 영향을 받으리라고 전망했다.

금액 규모로는 314억9600만 달러다. 지난해 대일 수입액 546억500만 달러의 57.7%에 달한다.

▲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브리핑 화면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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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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