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손호현 경남도의원, 왜 기자회견 중도하차 했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손호현 경남도의원, 왜 기자회견 중도하차 했을까?

성명서 두 단락 정도 읽다가 중단..."굳이 전체 다 읽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

기자회견장에 뜬금없이 “이쯤 읽으면 되겠습니까?”라고 해 의아들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는 논란으로 확산된 경남도청 공무원 사건<프레시안 7월 26일, 30일 보도>을 두고 납득하기 힘든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현장에서 즉각 반발했다.

기자회견을 한 정치인은 결국 사과했지만 한 공무원의 죽음을 ‘정치적 쇼’ 쯤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비난이 드세다.
▲손호현 자유한국당 경남도의회 원내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프레시안(김병찬)
자유한국당 경남도의회 의원들을 대표한 손호현 원내대변인은 30일 오전 11시30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당 의원 21명을 대표해 홀로 기자회견에 나섰고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뒤로 적힌 한 장짜리 성명서를 읽던 손호현 대변인이 발표를 멈춘 건 단 두 단락 정도를 읽어 내려간 뒤였다. 성명서를 보도자료로 나눠줬으니 굳이 전체를 다 읽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는 식으로 동의를 구했다.

취재진 중 일부는 다시 한 번 읽어달라고 요구했다. 보도용 사진을 찍기 위한 요구처럼 보였다. 손호현 대변인은 응했지만 발표를 멈춘 시간은 더 짧았다.

현장에서 기자는 기자회견을 서둘러 마치려는 그에게 물었다. 성명서를 읽다가 성의없이 그만두는 경우는 처음 겪으며, 이런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기자회견을 열면 주장과 요구하는 바를 충실하게 설명하고 보충질문에 답변을 성실히 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손호현 대변인이 읽다가 만 성명서에는 고인과 유족 아픔 위로 고인 명예회복 철저한 진상조사 동료 직원들에 대한 배려 재발방지 특별대책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언론이 알아서 보도해달라고 그저 한 장의 보도자료로 던진 것에 그쳤다.

진정성이 담겨야 할 호소와 주장은 채 읽히지도 않았다. 기자회견은 무성의했고 고인과 유족에게 충분히 무례했다.

신동근 도청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울분을 토했다. 사안의 엄중함에 비춰 보여주기식 ‘정치적 쇼’에 지나지 않으며 성의 없는 태도로 유족과 충격에 빠진 동료 공무원들을 우롱한다는 지적이 드세졌다.

손호현 대변인은 순간 당황한 기색이었다. 하지만 도의원인 자신에게 노조 집행부가 직선적으로 따지 듯 해도 되느냐고 반응했다. 양측의 목소리는 격앙됐고 기자회견장은 어색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손호현 대변인은 시급을 요하는 사항인데 좀 늦은 감도 있어서 같은 당 의원들과 논의해 성명서를 기자들에게 전달하려고만 했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성명서만 전달한 뒤 기자들과 식사라도 할 생각이었다”며 “막상 현장에 와보니 기자회견 플래카드가 붙어 있어서 생각지도 않았던 성명서 낭독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노조 위원장이 ‘의원님’이라고 부르든지, 밖에서 얘기를 좀 하자고 하든지 했어야 하는데 (기자회견장에서) 바로 (따지듯) 얘기하고 당을 거론하며 면박을 주었다”면서 “나도 자존심이 있고 한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장 내 괴롭힘 재발방지 차원에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지만, 미비했던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선 도의원으로서 처음 서보는 기자회견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령군 기초의원 재선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군의회 의장도 지냈다. 더구나 김경수 경남지사와 경남도를 향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엄숙하고 진중한 자리에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을 대표해 원내대변인 자격으로 섰던 기자회견이었다. 해명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정훈 자유한국당 경남도의회 원내대표는 “오늘 목적과 취지와는 달리 실수가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동근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도의원들께서 관심을 가져줘 고마운 마음으로 기자회견장에 갔다”며 “그런데 손 의원의 기자회견 모습을 보고는 상당히 유감스러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동료 직원들은 집단 트라우마에 빠져 있을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며 “망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보다는 언론에 얼굴을 내비치려 하고, 진정성을 찾을 수 없는 이미지 정치의 기자회견일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조합원이자 동료가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노조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책임감도 크고 심적으로도 힘들다”며 “유족과 합심해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