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소미아 파기해야" 주장 봇물

진화 나선 이해찬 "동북아 평화 위해 지소미아 필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될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해야한다는 당내 의견에 대해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지소미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는 동북아 지역에서 상호간 여러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기구로 그동안 작동해왔는데 우리가 제공하는 것도 있고, 일본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의 여러가지 수출규제 행위때문에 감정적으로는 '경제교류도 제대로 안하면서 군사교류 하는게 말이 되냐'는 주장도 있다"면서도 "종합적으로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도쿄 올림픽 불참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한일간에는 감정이 있더라도 이웃"이라며 "헤어질 수 없는 이웃이기때문에 공존할 수 있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아시아에서 올림픽이 이뤄지는 것이고, 또 경제보복은 보복이고 스포츠 교류나 이런 것들은 별개의 것이기 때문에 당차원에서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최재성, 심재권, 안규백 등 "지소미아 파기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지소미아를 파기해야한다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됐다.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특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화이트국가에서 배제될 경우 지소미아 문제는 연장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이 이 대표와 공유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이해찬 대표도 한일간의 이런 정말 전무후무한 사태에 대해선 그 상황에 맞는 판단들을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도 이날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다고 하면 지소미아를 즉각 파기한다고 해야한다"며 "전략물자 수출입도 믿지 못하는 상대와 고도의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협정을 가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통위에 출석해 "정부는 여러 상황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유지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폐기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지소미아폐기를 연계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강력하게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정부 입장을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떤 식으로 전달하고 발표할지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관련 사안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계기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ARF 참석과 관련해 강 장관은 양국 간 특사가 교환 방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외교 장관 회담을 위해 실무접촉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