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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정상국 GTEP사업단장, 무역인재 양성 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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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제대 정상국 GTEP사업단장, 무역인재 양성 19년

도내 대학 중 유일하게 정부·무역협회 지원사업 지속…"운명이요 사명감"

“as you wish!”(네가 원하는 대로!)

정상국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가 학생들에게 늘 던지는 메시지는 짧고 강렬하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쫄지 말고 패기 있게 밀고 가보라는 것이다. 뭐 어떤가. 부딪치고 깨지고 깨부수면서 굵어지고 단단해지는 게 젊음 아닌가?

학생들에게 그런 ‘뚝심’을 강조하는 그 역시도 뚝심으로 이끌어온 운명 같은 일이 있다. 인제대학교 GTEP(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 인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청년무역전문가를 교육하고 배출하는 사업이다.

경남의 대학 중에서는 인제대가 유일하게 이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GTEP사업에 앞선 TI사업까지 합치면 무려 19년 전부터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며 해왔던 일이다. 그리고 그 최고 정점에 정상국 사업단장이 있다.
▲정상국 인제대 GTEP사업단장이 사업단 활동 내용과 실적,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프레시안(석동재 기자)

인제대 교무처장을 두 번째 역임하고 있으며 국제경상학부 교수로, 인제대학원 강의실로, 또 인제대 GTEP사업단장으로 쉴새없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연구실인 탐진관 415호에서 지난 26일 만났다.

프레시안:GTEP(지텝)사업단이란?

정상국: 무역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으로서 전국 2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고 한국무역협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전국 대학의 2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기수당 평가기간 3개월을 포함해 총 1년3개월간 교육한다.

프레시안:경남에서는 인제대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정상국: 부산은 부산해양대와 신라대가 참여하고 있으며, 경남은 인제대가 유일하다. 배정되는 예산 규모가 크지 않아 다른 대학들이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것 같다. 또 사업이 진행돼 오면서 진입장벽도 이미 상당히 높아졌다. 이제는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정상국 인제대 GTEP사업단장이 사업단 요원 학생과 8월 초에 열리는 카자흐스탄 뷰티전시회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석동재 기자)

프레시안:진입장벽이 높다?

정상국: 진입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기준은 사업계획서 형식의 보고서를 내야 한다. 지난해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최종목표와 성과 활용 계획, 세부사업 추진 내용 등을 포함해 220여 페이지에 달할 만큼 내용도 방대하다. 대상 학교는 3년에 한 번씩 새로 선정하는데, 한 번 선정되면 3년간 진행된다. 산업통상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대학이 선정되기를 바라고, 기존에 선정됐던 대학 입장에서는 계속 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선정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올해로 13기인데, 인제대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정상국: GTEP의 전신은 TI(Trade Incubator)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에서 지난 2001년 시작한 것인데 대학생을 대상으로 예비무역인을 키우기 위한 실무교육 사업이었다. 인제대는 이때부터 참가했으며 당시에도 단장을 맡았다. 이후 6년간 진행하다가 2007년부터 GTEP 사업으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사업 참여를 하지 않았다.

프레시안:TI 이후 2년의 공백이 있었는데, GTEP사업에 다시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상국: 2006년 여름부터 1년간 연구 안식년을 다녀온 후 2007년 2학기부터 다시 강의실에 섰다. 그리고 2008년 개강 후 당시 1학년 학생이 면담을 요청해왔다. TI사업단이 있다는 국제경상학부 홍보물을 보고 입학했는데, 왜 없어졌냐는 거였다. TI사업이 2006년까지 진행됐고 2007년부터는 GTEP사업으로 바뀌면서 우리 대학은 참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입학 홍보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다. 심각한 문제였고, 큰일이었다. 계속 신경도 쓰였다. 그러던 중 TI사업 당시 조교를 했던 졸업생이 무역협회에서 GTEP사업을 총괄하는 실무자로 있으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GTEP사업을 왜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너무 힘이 들어서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때 얼마 전 면담했던 1학년 학생이 떠올랐다. 실수였지만, 어쨌든 학과와 대학이 거짓말을 한 결과이니 이제라도 다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2009년 1월 열린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래서 2009년 7월 1일부터 3기 사업에 다시 진입했다. 9기부터는 1월 1일자로 변경됐다.

프레시안:사업단 요원은 어떻게 선발하고 있나?

정상국: 3기부터 12기까지는 30명 내외를 선발해 누적 요원 수가 264명이었다. 13기인 올해는 현재 39명이 활동하고 있다. 9기 이전까지는 2학기 개강 때 모집 공고를 했고, 이후에는 1학기 개강 때 면접을 거쳐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 평균 경쟁률은 3대1 또는 4대 1 정도이다.

프레시안:선발 기준은 무엇인가?

정상국: 흔히 성적이 좋아야 뽑힐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인제대 GTEP사업단은 그렇지 않다. 성적이 월등한 학생들은 굳이 이 과정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모든 걸 잘한다. 그래서 나는 사업단 과정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한 결과물이 최대한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려 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학생들도 대상이다. 학과생활이나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들도 포함된다. 그들을 선발해 교육하고 좋은 일자리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프레시안:주요 활동사항과 실적은?

정상국: 해외박람회 참가를 중점으로 한다. 13기까지 총 316회 참가했다. 국내박람회보다 5배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7월말 현재 총 56회 참가해 예년 한 해의 실적을 반년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3기부터 8기까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했다. 9기부터는 중앙아시아에 중점을 두고 미국, 싱가포르, 영국 등 여러 국가의 전시회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산학협력도 그동안 총 331개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수출실적도 컸다. 10~12기까지 최근 3년간 평균 수출실적액은 63만8,466달러로 한화 약 7억 원에 달한다. 단순히 해외박람회 참가로 활동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와의 꾸준한 사후 상담을 통해 수출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도 해외박람회에 참가했던 제품을 GTEP사업단 출신 창업자들에게 연결해주고 있다.

프레시안:2015년부터는 중앙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데.

정상국: 그렇다. 9기부터는 지역특화무역전문가양성사업을 시작했다.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으로 이뤄진 동서양 문화교류의 거점인 실크로드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데 이 지역과의 무역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적었다. 중앙아시아는 인구 1억8,4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내수 소비시장이다. 지난해 신규 온라인 시장만 250개가 생성됐고 톱10 상위권 3곳은 한국제품일 만큼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지역특화무역전문가양성사업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다. 중앙아시아를 타깃으로 전시회 참가는 물론이고 시장개척단 수출상담회 등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는 8월 6일부터 12일까지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뷰티전시회에 참가한다. 인제대 GTEP사업단에서는 20명이 부울경 지역 업체를 포함해 모두 11개 업체의 상품을 가지고 총 5개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프레시안:지역특화사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정상국:앞서 말씀드린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주요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또 특화지역 언어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해당 국적의 대학원생을 학습 멘토로 활용하는 교육도 하고 있다. 수출 성공을 목표로 심화교육과정(9학점)을 추가로 개설하고 특화지역 시장조사와 요원들 간 사후보고를 철저히 하도록 해 실효성 있는 전략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방학 때는 외국어 집중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하고 80% 이상 출석하면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 무역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해 온라인 강좌 수업료도 전액 지원하고 있다.

프레시안:전자상거래 시장 쪽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데.

정상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은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GTEP사업단 학생들에게 전자상거래 교육을 받도록 하고 eBay, Qoo10, k-mall 등 실습 플랫폼을 통해 실무에서 적극 적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내년 14기부터는 전자상거래 쪽으로 특화를 할 계획이다. 창업을 하는 쪽으로 집중할 생각이다. 3년마다 새로운 방향성을 만들어 왔으며, 앞으로의 구상이다. 우리 대학에 창업보육센터도 있으니 연결시켜서 해볼 것이다. 현재 산업부에서도 GTEP와 관련해 전자상거래 쪽으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프레시안:인제대 GTEP사업단 출신 취업 동향은?

정상국: 첫해인 3기 수료생들의 취업률은 88%였고, 이듬해 4기는 87.5%에 달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사업단 요원 학생들이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하고 수료 후 휴학생 비율이 많아 기수별 취업률은 낮지만 학교를 졸업한 취업 대상자들의 취업률은 90% 이상을 유지 중이다. 동남권역 취업률도 최소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GTEP사업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의 업무 연계성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으로 취업도 유도하고 있다. 기수별 교류회도 매년 8월 셋째주 토요일에 ‘썸머렐라’(Summerella)와 12월 셋째주 토요일에 ‘엄브렐라’(Umbrella)를 개최해 취업에 성공한 수료생 특강 등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썸머렐라는 올해로 5회째, 엄브렐라는 9회째이다.

프레시안:각종 수상 이력도 꽤 되겠다.

정상국: 해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과 한국무역협회장 표창을 수상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장관 표창은 10명이 수상했고, 무역협회장 표창도 10명이 받았다. 뿐만 아니라 무역협회에서 개최하는 GTEP 우수사례경진대회에서도 우수상을 2번 받았다.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표창도 2명이 받았다.

프레시안:사업단장도 올해 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상국: 올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GTEP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서 상을 준다고 하기에 감사히 받았다. 사실 지방의 사립대학들은 다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나마 GTEP와 같이 훌륭한 프로그램을 중간에 나마저 그만두면 누가 할 것이며,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그런 사명감이 있다. 그게 TI에 이어 GTEP까지 19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힘의 원동력이다. 주인의식도 있다. 2012년부터 2년간 교무처장을 했는데, 당시 총장님이 GTEP 사업단장을 그만두라고 했다. 학교 일 많다고. 그래서 사업단장을 못하게 하면 교무처장직을 못 받겠다고 했다. 결국, 설득해서 두 개를 다 했다. 일종의 욕심인 것 같기도 하다.

프레시안:앞으로의 계획은?

정상국: GTEP 사업은 정년퇴임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운명 같은 느낌이다. 내년 12월에 또다시 최근 3년치 실적으로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고 신청도 해야 한다. 개인 연구와 관련된 일이라면 실적이라도 남을 텐데, 이 일은 그렇지도 않고, 버겁고 갈수록 힘에 부치는 일이다. 하지만 또다시 해낼 것이다. 예전에 차인준 전 총장님에게 12~14기까지의 매칭펀드(대학측 지원금)를 좀 많이 달라고 했더니 거의 백지수표를 주다시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렇게 말하셨다. “이거 정 교수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 정년퇴임까지 계속해야지?” 역시 운명인가보다.

** 정상국 사업단장은.
▲경제학 박사,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경제학과.
▲국제금융 및 시계열 계량경제학 전공.
▲전 인제대 TI사업단장(2001~2006)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2010~)
▲전 인제대 교무처장(2012.2~2014.7)
▲현 인제대 교무처장(2018.12~)
▲현 인제대 GTEP 사업단장(2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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