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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北핵시설 경유지 대만에도 불화수소 포괄허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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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北핵시설 경유지 대만에도 불화수소 포괄허가中

日경제산업성 고시 내용 인용...명분 '제로' 수출 규제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한국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일본이, 정작 안보 관리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국가에는 전략 물자 수출을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명분의 빈약함은 물론이고, 최근 단행한 반도체 소재 관련 수출 규제도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29일 공개한 일본 경제산업성 고시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과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4개 국가·지역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와 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에 대한 포괄 허가를 3년간 운용 중이다. 포괄 허가란 일본 기업이 수출을 위해 한 차례 허가를 받으면 3년간 개별적인 허가 신청을 면제해 주고 있는 제도다. 포괄 허가를 받은 모든 일본 기업은 건당 20kg 이하의 불화수소를 중국 등 4개국에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다.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국제 4대 전략물자 수출통제인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그룹(NSG),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일부만 가입한 나라다. 중국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만 가입돼 있다. 한국은 4대 수출통제에 모두 가입돼 있다. 특히 대만의 경우 북한이 2003년 영변핵시설에 필요한 일본 제품 수입을 위한 경유지가 됐던 전적이 있음에도불구하고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1395톤의 불화수소를 수입했다. 일본이 한국 전략물자의 북한 밀수출을 의심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한 일본이 이들 국가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수출을 포괄적으로 허가했다는 것은 모순이며, 일본의 '이중성'을 드러낸 꼴이라는 지적이다.

송 변호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통해 "일본이 안보를 이유로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 3개 소재를 개별허가제로 변경하고 아직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한국보다 더 안보 물자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등에 대해서는 포괄 허가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의 조치는 매우 이중적이고, 우리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교활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이는 수출 규정을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운용하도록 한 세계무역기구(WTO) 가트 협정 10조 3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의 반도체 핵심 3개 소재 부품에 대한 개별 허가제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국만을 새로운 카테고리인 니(り)로 분류해 수출품에 대한 포괄허가제에서 건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개별허가제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변호사는 "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지역은 한국밖에 없다. 상당히 놀랍다"며 "중국과 대만·홍콩·싱가포르 국가에 적용된 동일한 기준으로 보더라도 국제 전략물자 수출통제 4대 체제에 가입돼 있는 한국을 개별허가제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일본이 구체적 근거 없이 무역 보복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향후 WTO 제소가 예정된 가운데, 일본이 WTO 위반 소지를 줄이기 위해,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에 대한 개별 허가제를 철회하고 최소한 중국, 대만과 같은 방식의 포괄허가제로 변경할 것인지 8월로 예정된 전면 고시 개정에서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내 대부분의 언론이 2일 각의(일본의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는 국제 전략물자 수출통제 4대 체제와 3대 조약에 모두 가입하고 캐치올(무기 제작 등에 사용될 수 있는 품목들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수출규제) 제도를 운용하는 국가에 수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다. 일본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국가 27개국에 대해 일본 기업이 한차례 포괄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통신기기 등 군사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도 3년간 개별 허가 신청을 면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일본 기업이 수출할 때 식품과 목재를 제외하고는 건별로 허가신청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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