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을 위한 파병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우리 선박 보호 필요성을 언급하며 파병 여지를 열어뒀다.
29일 노재천 공보담당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연합체 구성을 위해 청해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8일 <매일경제>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호르무즈에서 안전한 원유 수송을 위해 우리 군에서 파견할 수 있는 부대를 검토했다"면서 "다양한 검토 대상 중 청해부대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에서는 이미 결정했는데 국방부는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 노 공보담당관은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지난 24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났을 때 파병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국방부에서 공식 요청 받은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파병 가능성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파병이 실행된다면 현재까지는 청해부대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청해부대를 파병할 경우 국회의 비준 동의안을 별도로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 또 청해부대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아덴만과 호르무즈 해협이 멀지 않아 이동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점도 파병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선박 보호'라는 명분도 세워 둔 상태다.
정부가 청해부대 파병을 염두에 두는 것은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피하기가 어려운 현실적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한미 양측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수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또 북한의 비핵화 협상 및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파병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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