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지역으로 낙인찍힌 충북 청주시가 미세먼지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숲을 보존하기위한 정책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청주시의 가장 큰 현안은 미세먼지 문제와 도시공원일몰제 등 두 가지다.
미세먼지 문제는 내·외부적 발생 요인에 대한 차단은 물론 발생 이후 대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중국 등 외부적 요인이 6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발생 이후에 대한 능동적 대처가 중요해 보인다.
특히 발생이후에 대한 조치로는 도로에 물을 뿌리거나 자동차 운행 제한 등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대응 밖에 없는 상태며 시민에게는 ‘마스크를 써라’고 안내할 뿐이다.
‘마스크 이외의 대안은 없는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달랐다.
도시공원일몰제로부터 도시 숲과 공원을 지키기 위해 ‘청주도시공원지키기대책위원회’ 등 단체는 ‘도시 숲이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필터’라고 강조하며 구룡산공원 등에 대한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시민이 누려야 할 법적 권리인 1인당 공원조성 보유면적인 6㎡인데 반해 청주시는 겨우 4㎡에 불과해 도시공원 보유율이 전국 최하위다”며 “이 와중에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른 대안으로 민간특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지자체별 공원 면적은 서울 8.48㎡, 부산 4.89㎡, 대전 8.05㎡, 대구 4.44㎡, 인천 10.19㎡, 울산 10.41㎡ 등이다.
이에 비해 청주는 4㎡에 불과하며 2018년 청주시 공원조성과 자료에 따르면 상당구 5.33㎡, 흥덕구 3.83㎡, 청원구 8.70㎡, 서원구 0.95㎡로 청원구를 제외하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숲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숲의 기능과 중요성은 산림청이 2018년 발표한 연구 자료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1ha의 숲이 연간 미세먼지 46㎏을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 168㎏ 흡착·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46㎏은 경유차 27대가 1년에 내뿜은 미세먼지에 해당한다.
이어 나무 한그루는 연간 에스프레소 1잔(35.7g)의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한다. 엽면적 1600㎡의 느티나무 1그루는 하루에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할 경우 연간(5월~10월)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1.8톤의 산소를 방출한다. 이는 성인 7명의 연간 필요한 산소량에 해당한다.
아울러 도시 숲의 부유먼지(PM10)와 미세먼지(PM2.5) 농도는 도심과 비교해 부유먼지는 25.6%, 미세먼지는 40.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뭇잎 표피세포의 굴곡, 섬모, 돌기, 왁스층 등에 미세먼지가 흡착·흡수되고 가지와 나무줄기가 침강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이밖에 소음감소와 기온 완화, 습도 유지 등 도시 숲은 사람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처럼 도시 숲의 장점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시민의 허파인 구룡산공원에 굳이 아파트를 건설하려고 한다. 생태계의 보고이며 하루 5000여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을 왜 파괴하려고 하는가”라고 어필했다.
그러면서 “결국 도시공원일몰제와 미세먼지 문제는 하나의 연관된 정책으로 봐야한다”며 “개발 이익이 우선인지, 시민의 숨 쉴 수 있는 권리가 우선인지 초등학생들도 알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청주시도 도시공원과 숲을 지키기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는 도심 내 생태공간 확보를 위해 환경부의 국·도비와 시비를 포함 5억여 원을 들여 운천동 산정어린이공원에 자연생태공간 생태놀이터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놀이터는 녹지가 부족한 도시지역에 흙, 물, 풀, 나무 등 자연재료를 이용한 소규모 생태·자연학습 공간이며 지역주민을 위한 도심 속의 생태휴식공간으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친환경 놀이터다.
대책위 관계자는 “시가 도심내 생태공원을 만드는 노력은 중요하다. 이런 정책들이 구룡산공원 등 자연그대로의 도심 속 숲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자연그대로의 숲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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