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표된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지지율이 '재신임' 발언 직후보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신임에 찬성하는 과반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불신하는 것으로 밝혀져, 상당수 국민들이 노대통령의 통치는 불신하나 노대통령 중도 하야에 따른 정국 혼란을 우려해 노대통령 재신임쪽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신임하겠다" MBC 56.6%, SBS 60.2%**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12일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1천4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을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자는 56.6%로 "불신임하겠다"는 의견 35.2%보다 20여%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은 연령별로는 20대의 재신임률이 65.7%로 가장 높았고, 30대도 61.7%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40대는 45.5%로 재신임률이 저조했다. 한편 50대 이상에서는 52.5%로 오히려 "재신임" 응답이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이 73.6%로 가장 높았고, 대전-충남이 66.7%, 강원이 57.3%로 나타났다. 대구는 47.4%로 가장 낮았으며, 서울은 49.4%였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은 53.9%였다.
또 SBS가 TNS에 의뢰해 20세 이상 남여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자가 60.2%로 "불신임하겠다"는 응답자 37.1%보다 23.1% 포인트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BS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연령별로는 20대에서, 지역별로는 호남권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앞서 11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여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이 51.4%로 "불심임하겠다"(41.1%)를 10% 포인트 정도 앞질렀다.
이번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재신임' 발언 직후 실시한 결과보다 상승한 것이다.
MBC가 10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의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은 46.2%로 12일에는 10%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한편 경향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11일 성인남여 700명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재신임"은 45%로 "불신임" 24%를 크게 앞질렀다. 또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11일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재신임"(52.4%)이 "불신임"(39.2%)을 앞섰다.
***국정운영 "잘못한다" 57.3%**
이런 '재신임'에 대한 응답 결과와 달리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잘못한다"는 응답이 과반수로 나타나 대조적이었다.
MBC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잘못한다"가 57.3%로 "잘한다" 33.5%보다 23.8% 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SBS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못한다"가 62.5%로 "잘한다"(36.4%)보다 훨씬 높았다.
또 MBC 여론조사 결과 "국정혼란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서도, "야당의 발목잡기"(29.7%)라는 시각보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미숙"(55%)에 기인한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에 대해서도 "국정혼란을 더 가중시킬 것"(52%)이란 응답이 "국정혼란 수습에 도움을 줄 것"(36%)이라는 응답보다 높게 나와, 국민들의 '재신임' 발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영했다.
재신임과 국정운영에 대한 응답자들의 답변이 대조적인 것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대통령을 불신임할 경우 발생할 국정혼란을 우려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을 재신임하더라도, 그 이유는 대통령이 잘 해서라기보다는 국민들의 국정혼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론이 이렇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과반수를 상회하는 지지로 재신임에 성공하더라도 남은 임기 동안 국정혼란을 오히려 더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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