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아베,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일본을 구해내야"

블룸버그 통신, 사설로 아베 총리 정면 비판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해 정면 비판하는 사설을 써 주목된다.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후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아베 총리에 대해 22일 <블룸버그>는 '한국을 상대로 한 승산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전날 참의원 선거의 승리로 아베 총리는 많은 일을 할 정치적 힘을 갖게 됐다"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일본을 구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설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 보복하려는 조치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정치적 분쟁 해결을 위해 무역조치를 남용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쓰는 괴롭히기 전술 따라하기"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세계 무역 질서 강화에 기여했다는 찬사를 받아온 지도자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위선적"이라고 질타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아베의 평판뿐 아니라 일본의 기업들의 평판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국의 기업들이 다른 공급처를 찾게 되면 일본 기업들은 최대고객들뿐 아니라, '신뢰의 일본'이라는 평판까지 잃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까지 강행할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조치까지 강행한다면 "한국이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면서 이미 한국에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한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미일 동맹관계가 훼손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사설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해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한국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국제적 중재로 다루는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 승리를 확정지은 다음날인 22일 인터뷰에서 “한국 측이 제대로 답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도 바뀌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일 갈등의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