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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초등학교 동급생 성폭력 …2차 피해 학부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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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초등학교 동급생 성폭력 …2차 피해 학부모 '반발'

담임교사 아동 청소년 성보호 신고의무 위반 지적

경남 밀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동급생인 동성간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지만 학교 측의 미숙한 대처로 2차 피해까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피해 학생 학부모에 따르면 가해 학생 들이 지난 5월 27일 이 학교 2학년 4반 교실에서 피해 학생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내려 엉덩이를 만지고 성기를 노출시키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 광경은 같은 반 여학생들도 목격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들의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밀양교욱지원청 청사ⓒ프레시안 DB

피해학생 학부모는 “이후 동일한 가해 학생들이 지난 6월 18일 또 다른 피해 학생의 바지위에 성기를 만지는 2차 성추행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2차 피해가 발생한 이틀 후인 같은달 19일 담임교사는 반 전체 알림장에 학교폭력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처음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부모는 “담임교사는 학교폭력을 인지하게 되면 교장에게 보고 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보호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임교사는 가해 학생 보호자에게만 통보했을 뿐 피해 학생의 보호자에게는 자세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성(性)사안과 관련한 학교폭력의 경우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에서 근무하는 단체장과 그 종사자는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담임은 임의로 자신의 판단 하에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부모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 담임교사는 알림장을 통해 당연히 가해 학부모와 상담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학부모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을 했더니 왜 처음에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알리지 않았느냐"고 날카롭게 반응해다는 것이다.

또 "오히려 피해자 부모들을 비난하는 투의 글을 게시하고 여러 차례 피해자 부모들이 항의했지만 정년퇴임이 한 달 남았다는 등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담임교사는 이 일 후 반 알림장에 학부모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편지 내용은 "교단에서 한 평생 아이들을 가르쳐 온 친정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딸을 바라보는 심경으로 저는 지금 어머니들께 이 편지를 드린다. 처음 우리 반 아이 두 명이 한 명의 바지를 벗겨 엉덩이가 드러나도록 괴롭혔습니다. 그때 저는 가해한 두 아이를 엄청 지도하였을 뿐 아니라 전체 아이들에게도 학교 폭력과 성폭행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주의를 주었습니다."

또한 "그런데 며칠 후에 또 그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내 아이가 다른 학생을 괴롭힌 것은 장난이고 다른 아이가 내 아이를 때린 것은 학교폭력이라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아무리 아이들이 다투면서 자란다지만 끊임없이 친구를 괴롭히는 행위는 장난이 아니라 엄연한 학교 폭력입니다. 반면 서로 장난치다가 아이가 다쳤다거나 놀다가 감정이 상해 싸웠는데 내 아이가 상대에게 맞은 일은 말 그대로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라는 과정입니다."

이어 편지는 "내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힌 행위는 장난일 뿐이고 내 아이가 맞은 일은 학교 폭력이라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우리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일이 있을 경우, 교사는 누구를 편들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들 모두를 위하여 최대한 공정하게 생각하고 판단합니다"라고 학부모에게 부탁의 글을 남겼다.

담임교사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그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성폭력으로 인지 하지 못했다"면서 "아무리 교육이 수요자인 학생 중심이라고 하지만 공급의 주체인 교사의 인권은 학부모에 의해 이렇게 유린당하고도 참혹하게 짓 밟혀도 되는지 온 세상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학교 측은 이 일이 논란이 일자 지난 10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이들 가해 학생이 행위가 학교폭력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12일 학교폭력 예방법률에 따라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다.

피해 학생들은 심리상담과 조언, 일시보호, 기타보호를 위한 조치 등을 받았다.

그러나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지적된 담임교사는 아무런 처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학생들은 지난 6월부터 불안증세를 보이고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심리 장애를 앓고 있다.

피해학생 학부모는 “반 전체 학부모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진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담임교사가 반 전체에 사과하기를 원했지만 변명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이번 사태를 알게된 학부모 A(34)씨는 “남자 어린이들 사이에 놀이처럼 재미삼아 성추행을 시작했다가 이것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방지할 예방 교육과 가해학생 재범 방지 시스템이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학부모는 이 학교 담임교사를 상대로 지난 15일 학교폭력예방법상 고지의무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신고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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