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도시공원위원회 개최 과정에서 벌어진 ‘여성공무원 인간방패’ 논란이 한범덕 시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젠더폭력으로 확산되고 있다.<7월12일·15일·17일, 세종충청면>
지난 17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는 ‘여성공무원 인간방패’ 논란에 대해 김항섭 부시장의 사과 기자회견에 이어 시민사회단체의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 청주시청 일부 여직원들의 젠더폭력 부정 기자회견이 잇따라 진행됐다.
다음은 청주시청 푸른도시본부 일부 여성 공무원들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푸른도시사업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공무원입니다. 대책위에서 주장하고 있는 젠더폭력에 대해 저희의 입장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께서 저희를 걱정해주시는 마음은 감사하게 받겠으나, 청주시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와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에서 생각하는 것과 저희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밝히려고 합니다. 저희는 도시공원일몰제로부터 청주시의 공원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에도 도시공원위원회에 자문을 받아야하는 안건이 6개나 있었기 때문에, 청사 방호의 목적이 아니라 위원회 위원님들이 안전하게 입장할 수 있도록 돕고, 위원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회의실 앞에 서게 됐습니다. 그것은 저희가 푸른도시사업본부 직원으로서 해왔던 산불진화, 산림불법훼손자 피의자조사, 각종 공사감독 등의 어려운 업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업무를 함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구분없이 해왔으며, 그날 여성공무원이 위주로 앞에 서 있었던 이유는 남성동료들을 성추행 시비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시민단체에서는 “여성은 보호를 받아야하는데 앞에 내세웠다”고 젠더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이 남성을 보호할 수 없는 건가요? 오히려 여성을 보호받아야하는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젠더폭력이 아닐까요? 저희는 오히려 시민단체가 젠더폭력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마치 성폭력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폭력 피해자로 비쳐지는 것 같아 매우 분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젠더폭력을 당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단호하게 밝힙니다. 또 하나, 저희가 마치 부당한 지시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무능한 여성으로 비쳐지는 것도 불쾌합니다. 그동안 대책위의 행태를 보면, 그날 도시공원위원회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회의장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했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앞에 서 있어야한다는 것에 동의했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내부의 사정을 잘 모르는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는 저희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젠더폭력이라고 주장하고 계시겠지만, 저희는 지금 시민단체의 그러한 추측성 주장으로 인해 오히려 마음에 상처가 생겼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저희는 그날 젠더폭력이라고 느낀 적이 없음을 밝히며, 저희 여성공무원의 인권문제를 가지고, 도시공원 문제에 악용하는 행위를 이제 그만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오히려 그날 대책위의 폭력적인 모습으로 놀라고 두려움에 떨었던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책위에서 사과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이에 대해 김태윤 충북여성연대 대표는 “여성공무원 인간방패 행위가 젠더폭력으로 보는 이유는 시청이라는 공공의 장소에서 벌어진 위계에 의한 약자에 대한 폭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말하는 성폭력의 개념과는 틀리다.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진 행위에 대해 젠더폭력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이는 직장내 괴롭힘과 갑질에 해당되며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제3자가 노동부에 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성공무원 인간방패’ 논란은 지난 12일 도시공원위원회 개최 과정에서 여성공무원들이 회의장 출입구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시민단체의 출입을 막아서면서 비롯됐다.
도시공원일몰제와 관련해 민간개발을 주장하는 시와 원형 보존을 주장하는 시민단체간의 의견이 대립되는 가운데 지난 9일 한범덕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녹색청주협의회에서 ‘새 거버넌스를 구성해 재논의’하기로 결정됐지만 12일 위원회 강행을 비롯한 각종 행정행위가 추진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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