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황교안 만난 심상정 선거개혁 신경전

"민주당 책임있게 정치개혁 임해야", "특권만 누리는 보수는 진짜보수 아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잇달아 예방한 자리에서 선거법 개정안 등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심 대표는 먼저 이해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과 함께 정치개혁 의지를 가졌던 야3당이 지금 민주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더 늦지 않게 민주당이 역사적 개혁을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그는 "사소한 이해관계로 정치개혁의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촛불을 부정하는 수구세력의 부활을 허용해주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그는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정개특위 위원장을 정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거의 임계점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추가경정예산 처리 문제 등을) 감안해서 조만간 결정하려고 한다"며 "사개특위 법안과 정개특위 법안이 동시적으로 가야지 하나만 먼저 가면 곤란하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동안 (정개특위 활동기간이) 연장되는 과정에서 우리 협상단과 정의당 협상단 간에 소통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보인다"며 "이제 정의당과 서로 보조를 맞춰가며 충분히 소통하기를 원내대표단에 특별히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어 황교안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선 "황 대표를 만나 꼭 드리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며 "그동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천무효로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는 "황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진지하게 임해서 최종적으로 5당 합의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며 "제대로 되지 않은 결정들이 강행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다수의 표가 몰려있다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고 독주하는 국회는 이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심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된 점을 겨냥해 "법을 어기는 보수, 특권만 누리는 보수를 우리 국민들은 진짜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국회가 입법기관이기는 하지만 악법을 만들면 안 된다"면서 "선거법 등에 관한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