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1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야당인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NBC방송과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가상 대결에서 42%의 지지를 받아 51%의 지지를 받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9% 포인트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대결에서도 50%대 43%를 기록해 트럼프 대통령이 7% 포인트 뒤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의 대결에서 48% 대 43%,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의대결에서 45% 대 44%를 기록하는 등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 모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2020년 대선까지는 아직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고, 유권자로부터 받은 전체 득표 수가 아닌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특성 상 이번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재선을 위한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당시 이번과 같은 조사에서 공화당 유력 주자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보다 1%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45%로 집계돼 민주당 후보들과 가상대결에서 얻은 지지율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또 공화당원의 89%, 농촌 지역 거주 유권자의 62%, 남성 유권자의 53%, 50~64세 유권자의 53%, 백인 유권자의 52%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재선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내 비백인 여성 하원의원 4명에 대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인종 차별 정책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의원들이 "최악의 정부,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나라 출신들"이라며 "원래 나라로 돌아가서 범죄가 만연하고 있는 곳을 바로 잡는 게 어떠냐"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의원들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다소 대립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를 비롯한 여성 초선 하원의원 4명이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이며, 일한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계 무슬림, 라시다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은 흑인인데 오마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미국 출신의 인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에 대해 코르테스 의원과 오마르 의원은 각각 본인의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이 의원 선서를 한 국가는 미국이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서 미국을 지키겠다고 반박에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에 대해 2016년 대선 당시 그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결국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드는 것(Make America White Again)"임을 재확인했다고 꼬집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