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북미협상에 있어 미국의 목표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이며 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목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사안을 평화적으로, 외교를 통해 푸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고 우리는 분명히 WMD의 완전한 제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결은 절대 과정의 해결이나 끝이 될 수 없다. (동결은) 우리가 분명히 시작(beginning)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며 "어떤 행정부도 동결을 최종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 이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동결을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비핵화의 정의와 WMD 동결, 로드맵을 향한 협력을 미국의 관심사안으로 꼽으며 동결을 입구로 설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으나 분명하게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그리는 비핵화 밑그림이 구체화하는 것인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공개 강연으로 공언한 유연한 접근이 반영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이 동결로 골대를 옮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의 목표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이 논란은 핵동결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지난달 30일 보도로 촉발됐으며 비건 대표는 당시 강력 부인했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 전제 브리핑에서도 미국이 북한 WMD의 완전한 동결을 원하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하는 어떤 약어를 써도 된다. 나는 약어를 쓰려고 하면 발음이 잘 되지 않아서 그저 WMD의 완전한 제거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말한 것처럼 그는 김정은과 북한 주민들이 더 밝은 미래와 비전을 보기를 바라고 있다"며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비건 대표의 8∼11일 유럽 방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잡혀 있던 것이라면서 "이번 (유럽) 방문에서 북측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과) 접촉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이 지금 계속되고 있고 비건 대표와 그의 팀이 애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유럽에서의 양국 대면접촉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2∼3주간의 준비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 실무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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