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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일본 정부, 준독재국가 행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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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일본 정부, 준독재국가 행태 보여"

일본 내 '언론 자유' 위축 비판 기사...모치즈키 기자는 어떻게 퇴출될 뻔 했나?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일본의 악화된 언론 자유 실태를 지적하며 때때로 "권위주의 체제(authoritarian regimes)를 연상시키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권위주의 체제는 '비민주적 국가'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민주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국가나, '유사 민주주의', 혹은 '준독재국가'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로 아시아 지역의 '개발 독재'를 설명할 때 붙이는 말이다.

신문은 5일(현지시각) 게재된 장문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일본은 언론의 자유가 헌법에서 소중히 다뤄지고 있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정부는 때때로 권위주의 체제를 연상시키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관련해 도쿄신문 사회부의 여성 기자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사례를 언급했다. 모치즈키 기자는 여성으로서 '남성 중심적 정치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모치즈키 기자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거부당했다. 스가 요시히데 장관은 북한과 관련한 질문을 한 모치즈키 기자에게 "당신의 질문들에 나는 답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후 연단에서 내려와버렸다. 신문은 모치즈키 기자에 대해 "동료 기자들이 '질문자'가 아니라 '속기사'처럼 행동할 때, 모치즈키 기자는 (정치인들이 하는) 'No'라는 간단한 답변을 거부하고 정치인과 관료에게 집요하게 질문을 한다"고 평했다.

그런 기자에게 일본 정부는 사실상 '왕따'를 시키는 것으로 대응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관료들이 이처럼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하거나 기자회견을 일부 '보이콧'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관료가 기자에 비해 '갑'의 관계에 위치한 행태다. 이를 통해 교묘한 '언론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신문은 일본에 '기자 클럽(기자단)' 제도가 존재하며 "(기자들이)클럽에서 배제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특권을 잃어버릴 것을 우려해 당국자와의 대립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일본의 정치인, 당국자들이 껄끄러운 기자를 '배제'할까봐 기자들이 위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갑질'에 활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자단을 활용해 비판 기자를 '왕따'시키는 등의 행동을 벌인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정부는 모치즈키 기자가 스가 장관에게 한 질문을 빌미로 그를 기자회견에서 배제하려 했다.

▲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다룬 모치즈키 기자 관련 스캔들

오키나와 정치인들이 주일 미군 전력 감축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치즈키 기자는 스가 장관에게 오키나와 군사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을 했다. 관련해 내각 보좌관이 기자단에 '모치즈키 기자의 질문에서 사실 오류가 있었다'고 비난하는 메모를 보낸 것이다. 이때문에 기자단에서는 모치즈키 기자를 퇴출하려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도쿄신문은 특별 사설을 실어 "권력은 언론인들의 질문을 규제하거나 방해할 수 없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에 휘둘리는 기자단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였다.

지난 3월에는 모치즈키 기자를 지지하는 사람들 600여 명이 총리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진실을 위해 싸우자", "기자 따돌림을 그만 둬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신문은 궁극적으로 기자클럽이 기자들의 '의욕'을 꺾고 있으며, 일본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 NHK 프로듀서이자 도쿄 뮤사시대학 교수인 코조 나가타 교수가 "지금 일본엔 불투명하고 이해하기 힘든 스캔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기자들은 정말 열심히 질문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후 "그러나 일본의 언론매체는 지금 '불만감'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에서 일본은 2011년 3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4월에는 67위로 하락했다. 한국은 같은 조사에서 41위(아시아 1위)를 기록, 아시아에서 언론자유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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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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