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반부패 이슈'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최근 자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줄줄이 구속되는 수모를 겪고 있는 한나라당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공천을 총괄하는 정병국 사무총장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법 문제가 있는 후보는 당 차원에서 공천심사에서 배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2월 10일까지 적발된 153명의 선거사범 중 3분의 2가량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과 관련돼 있고 2006년 당선된 기초단체장 234명 가운데 33명이 불법기부행위 등 뇌물 수수로 중도하차 했다"고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전국 단위 통계를 인용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지지 기반인 수도 단체장의 비리는 더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김도현 강서구청장, 김효겸 관악구청장,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이훈구 양천구청장 등이 직을 상실했고 현동훈 전 서대문구청장은 수뢰 혐의로 구속됐다.
행정안전부의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장 기소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 66명 중 28명이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 전체의 42.4%며, 일부 무소속을 제외한 대부분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로인해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도 전날 "비리, 부패가 심각한 지역은 반성하는 의미에서 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나라 당황 "예상 외로 심각…역풍 맞을라"
이처럼 정부와 검찰이 적극 나서는 것이 이 대통령의 '지방권력' 물갈이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토착 비리 척결을 부쩍 강조해왔다. '권력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방을 돌며 '공직자의 청렴 의무'를 설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심각한 실태를 대면한 한나라당은 적잖히 당황하는 표정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정도로 부패가 드러난다면 청와대가 '비리 척결 의지'로 긍정적 효과를 보게되는 것보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역풍'을 맞을 부작용이 더 높아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늘이 지방선거 100일 전"이라고 강조하며 "(야당은) 임기 중반의 대통령을 중간평가 한다고 흔들기보다는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민주당은 '반부패 이슈'를 쟁점으로 삼을 태세여서 상황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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