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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비행기삯이 택시비 수준?

'이지젯 혁명' 세계항공계 강타, 렌터업계도 가격파괴

주5일제 근무가 시행될 경우 관광특수를 기대하는 레저관광업계, 그 중에서도 항공사들은 요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격파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대상은 영국의 항공사 이지젯. 이 항공사의 경우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우리돈으로 최저 1만3천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1만3천원이라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일반고속버스 요금 또는 서울의 경우 20km 정도의 택시 요금에 불과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택시요금 수준으로 항공료를 낮출 수 있다**

이지젯은 현재 1백6개 유럽노선에 75대의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다. 유럽의 30여개 도시에서 영업을 벌이는 이 회사의 직원은 3천명에 불과하다.

‘싼 게 비지떡이겠지’라고 하는 생각이 언뜻 들지 모른다. 그러나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BA)보다 시가총액이 많은 초우량기업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유럽최대항공사 BA는 4만8천명의 종업원에 전세계 2백16곳을 운항하며 비행기 수만도 2백47대에 달해 시가총액만 2조원이 넘지만, 이지젯이 시가총액에서 BA를 능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이지젯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항공사로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비법을 갖고 있다 하겠다.

이지젯은 지난해 에어버스사로부터 40대의 새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계약하는 바람에 지난해 미국의 보잉사가 에어버스보다 판매대수에서 밀리는 수모를 안겨주기도 할 만큼 비행기가 대부분 최신식이다.

서비스 수준도 어느 항공사 못지 않다.

***인터넷 예약으로 티켓조차 필요없어**

그렇다면 어디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일까. 우선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지젯의 영업방식이 돋보이는 부문은 바로 모든 비행기의 예약을 인터넷과 전화로만 받는다는 것이다.

덕분에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없다. 인건비를 줄이려 인터넷 예약자에게는 할인혜택도 준다. 그 결과 이지젯의 이용자 95% 이상이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있다.

이런 영업방식 때문에 예매 티켓이나 마그네틱 탑승권도 필요없다. 이 항공사는 모든 과정을 온라인 처리하기 때문에 '티켓팅' 절차를 밟은 필요가 없어 인터넷에서 부여받은 예약번호와 신분증만 있으면 탑승이 가능하다.

공항 체류시간을 줄여 공항 사용료를 절감하고 있다는 점도 영업비결이다. 항공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도심에서 떨어진 공항을 애용하며 도심 근처 공항을 이용하더라도 착륙 30분 이내에 다시 이륙한다. 이렇게 해 일반 항공사가 하루 8시간을 운행하는 데 비해 이지젯은 비행기는 12시간 동안 운행한다.

사무공간도 최소화해 운영비용을 줄였다. 이지젯에서는 업무적인 직위는 있지만 사무공간에 차별이 없다. 간부사원은 물론 사장까지도 똑같은 공간에서 일한다. 사장도 별도의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다.

이지젯의 창업자는 그리스계 영국인 스텔리오스 하지-이오아누(Stelios Haji-Ioannou)로 올해 35세에 불과한 젊은이다. 저유소를 운영하다 이지젯 창업으로 성공한 후 98년에는 이지그룹을 만드는 등 부와 명성을 함께 쌓아가고 있지만 그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1주일에 네번씩이나 자사 항공기를 이용하는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 결과 그는 항공료에 구애를 받지 않는 고객들이라고 해도 이왕이면 택시수준의 서비스와 가격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간파했다는 것이다.

이지젯이 밀려드는 고객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으니 당연히 벤치마킹하는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Ryan Air), 버즈 에어웨이(Buzz Airway) 등도 이지젯의 뒤를 잇는 저가항공사다.

항공료는 비행 날짜와 요일, 시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가장 저렴한 시기는 수요가 적은 주중 새벽 시간이다.

이지젯 등 '저가항공사'들은 좌석 예약률보다는 실제 탑승률을 가장 중시한다. 기존 항공사에 비해 예약 취소 위약금을 매우 무겁게 함으로써 사실상 취소를 불가능하거나 어렵게 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렌터카 업체들도 가격파괴**

유럽에서는 이처럼 항공업계뿐 아니라 자동차 렌트업계에서도 치열한 가격파괴가 벌어지고 있다.

독일의 렌터카 업체 직스트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지역에서 일부 차종의 하루 기본 임대요금을 5유로(약 7천원)만 받는 판촉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렌터카 임대료 수준은 소형 차량이라도 보통 하루 20유로 이상이다. 직스트사 관계자는 "'직스티'라는 이름의 이 초저가 상품은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www.sixti.de)를 통해 예약 가능하고 대부분의 소형 차종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스트는 앞으로 프랑스와 영국 지역으로 '직스티'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자극을 받은 2위업체 오이롭카도 곧 일부 차종에 대해 하루 이용료를 10유로(약 1만4천원)로 내릴 계획이다.

또한 중소규모의 렌터카 업체인 이지카가 이지젯 항공사와 공동으로 초저가 렌터카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항공료와 렌터카에 부는 유럽의 가격파괴 바람은 주5일제 근무로 레저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어 있는 우리나라 항공사와 렌터카업체들에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현재의 경영위기를 예약 문화 수준이 낮다든지 유가가 비싸다든지 고객과 외부요인 탓으로 곧잘 돌리고 있지만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이지젯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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