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목표가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로 바뀌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의 파장이 국회로 불똥이 튀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북핵 해결 목표가 바뀐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의 질의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고하게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뉴욕타임스> 보도의 진위를 묻는 추미애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기사"라며 "미국의 입장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핵 폐기로 나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동결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이 이야기하는 동결은 핵 폐기라는 최종단계로 가는 과정에서의 동결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6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핵 동결에 해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핵 문제의 해법이 핵 동결을 목표로 할 경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강 장관은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유연한 접근'을 언급한 데 대해선 "하노이 회담을 통해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파악하는 계기가 된만큼, 미국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장관은 "포괄적 합의와 동시적, 병행적 이행이라는 미국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노이 회담 때와 비교해) 미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인터넷 언론 <악시오스>는 비건 대표가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핵동결에 따른 일부 상응 조치로 인도적 지원과 북한과의 외교 채널 개설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핵동결과 엔드 스테이트(비핵화 최종 상태)에 대한 개념, 그리고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협의를 원한다"고 말해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원인이 되었던 북미 양측의 '셈법 차이'가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일부 제재 완화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모든 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비핵화 로드맵 도출에 우선순위를 뒀다. 강 장관 역시 하노이 회담 결렬 뒤인 지난 3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것은 핵폐기가 아니라 핵동결"이라고 말했었다. 당시 미국이 북한에 요구한 동결 조치도 포괄적 합의의 첫 단계라는 의미였다.
강 장관과 비건 대표의 발언을 종합하면, 하노이 회담 때 북한에 요구했던 미국의 기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어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한 북한이 향후 실무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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