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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적은 천연의약품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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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적은 천연의약품 각광

간염치료제 '헤파가드'의 경우

최근 의약품 복용에 따른 항생제 내성 등의 부작용이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항생제 내성 등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천연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항생제 내성 등 심각한 상황**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앞으로 의학계가 맞이하게 될 가장 큰 문제는 항생제 내성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 사망원인의 45%를 차지하는 호흡기질환, 설사 등 세균성 장염,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 홍역 등 6개 질환중에서 홍역을 제외한 5개 질환이 모두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크게 내성을 항생제 내성과 약제 내성으로 구분한다. 약제 내성은 무분별한 약물 사용량 증가로 인해 특정 증상에 대한 약물 사용을 계속 늘리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약제 내성도 큰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세계보건기구가 경고한 항생제 내성이다. 항생제 내성은 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갖게 돼 더 이상 항생제가 효과가 없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2002년 6월에는 미국에서 초강력 항생제 반코마이신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슈퍼 박테리아'가 나타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약물 오ㆍ남용이 심한 우리나라는 이미 페니실린 등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 최고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심화될수록 그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되는 때이다.

***천연 의약품에 대한 관심 증가**

이렇게 항생제 내성과 같은 의약품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천연 의약품이다. 천연 의약품은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고 내성과 같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 의학이나 고전 의약서에 근거해 각종 생약제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동양권에서 천연 의약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국내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아서 국내 천연물 제제 시장은 지난 2001년 기준 3천5백억원 정도로 약 70여개 제약사에서 1천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로 고전 의약서 처방법에 근거한 건강식품 등에 머무르는 것이 많아, 간염ㆍ당뇨병ㆍ치매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제약사들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노력의 대표적인 성과가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효능 및 부작용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쳐 시판이 허가된 간염 치료제 헤파가드이다. 헤파가드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진주초에서 추출한 생약제제로,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첫 번째 국내 천연물 생약제제이다.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공인을 거쳐 국내에 들어온 제픽스와 인터페론 치료제 등 기존의 간염 치료제는 내성 문제 등 부작용과 약을 끊을 경우 보이는 높은 재발 가능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널리 쓰이는 제픽스의 경우 내과 전문의들조차도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변종 바이러스가 생길 위험 때문에 처방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헤파가드는 생약제제라서 이런 부작용의 위험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기존 단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헤파가드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9개월간에 걸친 비교 결과 치료효과는 기존 치료제보다 약 75% 정도 낮았지만, 기존 치료제로 기대할 수 없는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 정지를 의미하는 e항체 형성 효과가 약 25% 환자에게서 생기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면서 "생약의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을 고려했을 때 1년 이상 장기간 비교했을 경우 그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식약청의 허가로 지난 6월부터 일반 의약품으로 분리된 헤파가드를 출시하기 시작한 벤처제약사 (주)헤파가드는 "일단 기존 치료제를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약물로 판매하면서, 효력을 입증할 장기간 임상실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천연 의약품 넘어야 할 벽도 많아**

한편 헤파가드와 같은 천연 의약품이 각종 질환에 약효가 있는 의약품으로 국제적으로 승인을 받고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도 많다.

우선 그 효능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장기간 복용시 발생할 수 있는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헤파가드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내과 전문의들은 "간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는 천연물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임상실험 결과가 제한적이어서 약효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장기간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천연 의약품의 특성상 가격이 높아질 경우 약효가 있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문제점이 발생한다. 헤파가드의 경우도 약값이 월 18만원에 이르고 의료보험 적용 대상도 아니라서, 꼭 필요한 환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지적되고 있다. 제약사측도 이런 점을 고려해 "앞으로 의료보험 적용 등을 포함해 많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천연 의약품 역시 다른 의약품 개발처럼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3년간 1백억여원이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헤파가드처럼 다행히 개발에 성공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아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약사들이 계속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약개발 등을 차세대 성장 산업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는 정부가 천연 의약품 개발에 대한 지원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류의 새로운 적으로 등장한 약물 내성 등 의약품 부작용을 천연 의약품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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