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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드라마' 완결편 종전선언을 보고싶다

[기고] 한반도 평화의 새출발 알린 북미 판문점 회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난 6월 30일 세계 언론의 눈과 귀가 온통 그곳으로 쏠렸다. 그 역사적 드라마의 주역은 김정은과 트럼프처럼 보였지만, '조연'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막후의 연출자'나 다름없었다. 트럼프는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인데, 그와 같은 무대에 선 김정은은 분단된 한반도의 절반을 차지하는 약소국의 '최고 지도자'이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나이로 따져도 아들 또래밖에 되지 않는데 말이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분단선을 넘어 북한의 판문각 앞까지 걸어가서 김정은과 악수하며 '나의 친구'라고 불렀다. 애초에 단 몇 분 동안 대화를 할 계획이었다는 두 사람은 무려 53분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국제법상으로 지금도 서로 적국(敵國)이다. 중국과 함께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한국 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을 조인한 당사국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올해 2월 하노이에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등 현안을 타결하기 위해 김정은과 회담을 했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 판문점에서는 회동의 절차부터 구두 합의 내용까지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들을 만들면서 우리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그런 신비로운 힘으로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의 목소리의 힘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당선되기 2년 반 전에는 한국 북한 전 세계가 상황이 안 좋고 위험했다. 그 후로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큰 영광이고 언론에서 말했듯 역사적 순간이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지금까지 66년 동안 북한은 자본주의사회권과는 거의 단절된 상태로 생존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걸어와야 했다. 한국은행이 2018년 4월 말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2016년 기준으로 36조4000억 원(한화)이었다. 남한은 1639조1000억 원으로 북한의 45배였다. 게다가 북한은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개발할 능력이 없고, 산림과 농토는 황폐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인민 대다수가 궁핍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가까운 우방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북한이 살 길은 미국이 주도하는 온갖 제재에서 벗어나 국제적으로 교역을 강화하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을 자유롭게 도입해 자원을 개발하고 경쟁력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일뿐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북한과의 상생을 굳게 약속한 바 있다. 그 공약을 실천하려면 남한과 북한이 의회(북은 만장일치이겠지만)의 동의를 얻어 종전선언에 서명해야 한다. 내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재선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음이 분명한 트럼프가 남북한, 미국, 그리고 중국과 함께 '정전협정'을 철회하고 종전선언에 서명하는 작업에 적극 참여한다면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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