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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일시 휴전...근본 갈등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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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일시 휴전...근본 갈등은 첩첩산중

하나의 중국, 무역 불균형 이슈는 그대로...WSJ "앞으로도 불확실"

미-중 무역 전쟁이 새로운 휴전에 합의했지만, 아직 양대국 간 보호무역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일본 오사카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양국 무역 협상이 "정상궤도로 복귀"했음을 선언했다.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분간’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전 G20에서 세계의 관심을 끈 주요 이슈가 바로 두 나라 무역 전쟁의 향방이었다. 이전까지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더해 3250억 달러 규모 제품에도 같은 관세율 적용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 갈등의 핵심 사안 중 하나였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에 큰 문제가 없는 장비"에 한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갈등 조정의 길이 열린 셈이다.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은 물론, 한국 등 동맹국 기업에도 거래 제한 조치에 참여할 것을 종용한 바 있다.

관세 해제는 미국이 새로 적용하려던 3250억 달러 부문에만 적용된다. 기존 25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은 앞으로도 25%의 관세 부담을 유지한다.

이 같은 대립 구도가 정상회담으로 인해 풀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중국 <신화통신>은 "두 나라가 무역 전쟁 휴전을 합의했다"며 "중미 협력이 양국에 이익이 되고, 싸우면 서로 상처를 입고 협력이 갈등보다 좋으며 대화가 대결보다 낫다"는 시진핑 주석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두 나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두 경제대국의 '신냉전 돌입' 공포는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촌평했다.

정상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양국 실무진의 세부 방안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무 협상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두 나라 간 갈등을 촉발할 변수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깊이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나라 무역 전쟁의 근본 원인은 무역 불균형 문제다. 올해 기준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1400여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17.4%에 달한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수입국가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1069억 달러다. 무역적자 규모에서도 중국이 최대다. 미국의 대중 수출규모는 339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상 미상무성 자료) 이 구조는 정치적 힘이 작동하지 않는 한, 바꾸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수입 증가 부문 리스트를 건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중국이 전부 받아 안기란 결코 쉽지 않다.

중국 공산당 정부와 기업 간 유착 관계를 끊겠다는 미국의 기본 입장 역시 변함이 없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기업 지원을 없애 시장 불투명성을 개선하고,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등의 조치가 나와야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이 표준인 세계 경제 질서를 온전히 따르기를 요구한다. 이는 경제와 정치가 함께 간다는 중국식 경제 시스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정학적 문제 역시 두 나라 간 완전한 ‘종전’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중국의 절대적 기조는 '하나의 중국'이다. 대만 문제에서 중국은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미국은 특히 트럼프 정부 들어 대만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외교적 수사를 지속적으로 날리고 있다. 대만은 미국의 대중국 아시아 방어라인의 핵심 중 하나다. 미 의회는 이에 더해 신장위구르 문제, 티베트 문제 등도 본격적으로 꺼내고 있다. 중국의 인권적·정치적 아킬레스건을 공격하는 데서 미국은 여야 구분이 없다. 중국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 같은 정치적 문제에서 양국이 근본적인 타결을 하지 않는 한, 무역 전쟁은 언제고 재발할 수 있다. 비록 두 나라 정상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자의 기본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캐피날 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수석 분석가는 이번 미-중 무역전쟁 휴전 소식을 두고 "이번 회담이 큰 흐름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향후 12개월 안에 두 나라의 완강한 기업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피날 이코노믹스는 미-중 무역전쟁과 노동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락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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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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