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국무원이 2일 미중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담은 백서를 발표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오전 10시 '중미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백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발표회에는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와 궈웨이민(郭衛民)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했다.
백서는 "중미 무역관계는 양국관계의 엔진이자 균형추"라며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과 세계 번영, 안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이어 무역전쟁의 원인이 미국에 있다면서 "현 미국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관세 인상을 무기로 위협을 가해왔다"며 "걸핏하면 무역 파트너들에 무역 갈등을 유발했다"고 비판했다.
백서는 중국이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대응 조치를 한 것뿐"이라며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해주지 못할 것"이라며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서는 또 미중 무역협상이 깨진 것은 미국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백서는 "미국은 무역갈등을 촉발한 뒤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섰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며 "지난해 2월 무역협상이 시작된 이후 많은 진전이 있었고, 대부분 내용에 합의를 이뤘지만, 미국이 여러 차례 공동 인식에 반하는 태도로 협상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2017년 8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슈퍼 301조' 조사계획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초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인상한 것까지 미국의 대중 압박 조치와 무역협상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또 미국의 관세 인상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미국의 대중 수출 감소 통계를 공개했다.
백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9.7% 감소했으며, 이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대중 수출도 8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백서는 덧붙였다.
백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무산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은 평등하고, 상호이익이 되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원한다고 촉구했다.
백서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상호 위협과 관세 인상은 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국은 상호 존중과 평등, 상호이익의 정신을 기초로 성실하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협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자 올바른 선택"이라며 "양국 간 경제 무역의 이견과 갈등을 결국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합의를 달성하는 것은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 각국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마주 보고 가고, 협력과 협조를 토대로 중미관계를 안정시켜 양국과 세계 인민의 이익을 증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왕 부부장은 백서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무산된 것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중국이 입장을 번복하고 '후퇴'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
왕 부부장은 미국 측이 밝힌 협상 무산된 이유에 대해 "협상의 과정 중에 논의된 사안은 토론에 불과한 것"이라며 "미국은 관세 인상 철회 등 양국 정상이 지난해 합의한 사안에 대해서 이미 인상된 관세를 철회하기 어렵다는 등 계속해서 입장을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또 협상 과정에서 합의문에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집어넣으려 했다"며 "이는 무역협상이 무산되는 데 엄중한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궈 부주임은 지금 시점에 미중 무역협상에 관한 백서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 "양국과 세계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양국 무역갈등 상황에 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백서를 발표했다"고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