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시작되면서 남북미 3국 정상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29일 오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무장지대(DMZ) 만남'을 깜짝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만찬에 앞서 자신의 제안과 관련한 답을 북한으로부터 받았는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내일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하는 일정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매우 흥미로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앞서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 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북미가 DMZ 만남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답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방한 이틀 째인 30일 한미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의 DMZ 깜짝 회동이 연이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DMZ 만남이 성사된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할 것으로 보여 최초의 남북미 3국 정상이 함께 만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DMZ 방문 여부에 대한 분명한 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이 DMZ에서 양자 간에 만나는 상황은 물론, 문 대통령이 동행해 남북미 3자 정상이 회동할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찬 행사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지금 무엇인가 하고 있으니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답해 3자 정상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30일 오전 11시부터 정상회담을 갖는 한미 정상이 오후께 DMZ로 이동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일정이 예상된다.
한편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7분경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어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7시 44분 용산기지에 도착한 뒤,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을 타고 청와대로 이동해 오후 8시 5분께 청와대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일정이 늦어진 터라 당초 일정보다는 25분가량 순연됐다.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는 녹지원을 가로질러 산책하며 상춘재 앞 칵테일 리셉션 장소에 도착했다. 리셉션에는 케이팝스타인 그룹 엑소(EXO)와 골프선수 출신인 박세리 감독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엑소 멤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 역시 엑소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이방카의 딸은 엑소의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이방카의 딸이 다음 달에 생일이라고 하는데 엑소 CD를 하나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엑소 멤버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에게 사인 앨범을 선물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사인까지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박세리 감독과 대화했다. 그 사이 이방카 보좌관과 그의 남편인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김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가 "내일 굉장히 중요한 행사가 있는데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오늘 저녁에 그것과 관련해 우리 남편이 업데이트해줄 것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정말이요?"라며 반색했다.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트럼프 대통령의 딸과 사위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 9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 참석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포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조윤제 주미대사 등 9명이다.
만찬 메뉴는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에 한식을 곁들인 반찬들이 준비됐으며 유대교도인 이방카 보좌관에게는 육류와 회 등을 배제한 식단이 별도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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