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해상저지훈련이 진행될 것임을 밝힌 가운데 중국을 방문중인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중국의 반대를 수용해 북한을 대상으로 9월로 예정돼 있던 해상봉쇄훈련을 연기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훈련 강행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의 갈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아시아의 일원'이 되고 싶어하는 호주가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핵문제관련 긍정적 흐름 유지하기 위해 PSI훈련 연기”**
중국을 방문중인 하워드 호주총리는 18일 베이징에서 미국과 호주 두 나라가 9월 코럴해에서 실시할 계획인 합동해상저지훈련에 관해 “지금 북한 위기와 관련해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 발생하고 있어서 합동해상저지훈련은 이후로 돌려졌다”고 말했다고 호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보도했다.
호주는 미국 주도로 11개국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대량파괴무기 내지 그 구성부품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등을 저지하고 수색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훈련은 북한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호주가 PSI에 따른 최초의 액션플랜인 이번 훈련을 연기한 배경에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PSI 훈련이 5개국과 함께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협상을 망칠 수도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시해왔다. 하워드 총리도 PSI 훈련을 연기하는 배경이 “북한 핵위기 문제를 풀고자 하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총리는 또 18일 중국 원자바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이끌어낸 중국의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환영을 표했으며 평화회담에서 중국은 ‘이상적인 위치(중재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중국과 호주는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평화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목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해상저지훈련이후 공중, 육상저지훈련도 계획 중”**
그러나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대변인은 이같은 하워드 총리의 발언 직후인 18일(현지시간)“9월 서태평양에서 PSI 참여국들과 함께 대량살상무기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상저지계획을 포함한 첫 번째 훈련이 다음달 호주 해안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훈련은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전세계적인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그리고 그 관련 부품 유통을 막고자하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북한은 무기확산과 관련된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북한을 겨냥한 것임을 밝혔다.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북한은 아마도 가장 위험한 미사일기술 확산국”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하워드 총리 말대로 훈련 중단을 선언할 경우 오는 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에서 북한에게 회담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군사압력도 병행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9월 해상저지 훈련에는 미국과 함께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칼, 스페인, 영국 등이 참여하며 이후에는 공중과 육상 저지훈련도 계획돼 있다. 당초 미국은 최소한 호주가 이 훈련에 참석할 것이라고 확신했었으나, 하워드 총리의 이탈 움직임으로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주는 그러나 정치군사적으로는 미국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아시아의 일원'이 돼야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앞으로 양국간 갈등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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