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폭염으로 5천명 죽자 프랑스정권 흔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폭염으로 5천명 죽자 프랑스정권 흔들

한달 휴가관행과 정부당국의 안이한 대처, 도마에 올라

유럽을 휩쓸고 있는 폭염으로 각국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유독 프랑스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월등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사회에서는 원인에 대한 책임논란과 함께 정치적 파장까지도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프랑스 사회 전체의 책임론 대두**

장-프랑수아 마테이 보건장관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라디오 방송(RTL)과의 인터뷰에서“가정일 뿐이고 몇 주나 지나서야 정확한 집계가 되겠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5천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1천6백 명에서 3천명 사이일 것으로 예측돼 왔다.

올여름 폭염은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지만 유독 이렇게 프랑스에서 심한 이유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프랑스 사회의 관행에서 찾고 있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랑스는 8월 한 달이 휴가철이어서 일반 시민뿐만이 아니라 의료진들도 모두 휴가를 떠나 일부 병원이 문을 닫는 등 응급의료에 대한 업무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응급의료시설 미비도 도마에 올랐다. 병원 침상이 부족해 많은 환자들은 병원 복도 임시 침상에 누워있어야만 했으며 구급차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사망자 가운데 노인층이 많은 것에 대해 프랑스 사회 전체의 책임론도 대두하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연로한 부모는 집에 홀로 남겨두고 휴가를 떠나는 가족이 많다는 것이다.

마르크 장틸리니 프랑스 적십자사 총재는 “집에 남겨진 부모에게 신경을 썼다는 면피용으로 가득 차 있는 냉장고와 전화기 한 대를 놔두고 휴가를 떠나는 상황에서 그들이 홀로 죽어갔다는 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고 개탄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보건체제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의료체계 미비도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프랑수아 마테이 보건장관도 “우리 정부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정보와 경고신호를 듣지 못했다”면서 의료보건시스템에서 당국에 통보할 보고체계가 가동되지 않았다는 것도 주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보건 국장 폭염사망자에 대한 책임으로 사임, 논란 가라앉지 않을 듯**

하지만 이런 원인들이 있다고 해서 프랑스 정부가 책임공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 하다.

야당이 일제히 “정부가 충분히 빠르게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나섰으며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도 어제 자 신문에서 “중도우파 정부가 적절하게 문제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일간지 르빠리지앙도 ”살인적인 폭염: 무엇이 작동되지 않았나“라는 제목을 일면 머릿기사로 뽑았다.

지난 주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 공무원들을 휴가에서 복귀시키고 환자들을 위해 군사병원을 개방하도록 조치하는 국가긴급사태를 선포했지만 야당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적절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더위가 1주일 이상 계속된 지난 7,8일 사망자가 예년에 비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하고 나서야 비상의료체계 가동에 나섰으나 인명피해를 줄이기에는 때늦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공세로 18일 루시앙 아벤아임 보건국장이 사임했다. 이는 폭염위기 이후 고위 당국자가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나는 첫 사례이다.

프랑스 공산당 당수인 마리 죠르주 뷔페는 더 나아가 마테이 보건장관의 태도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난을 모두 공무원들한테 전가하고 있다”며 장관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당 측은 야당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축소한 이전 사회당 정부의 법률로 인해 긴급의료센타의 인력이 매우 부족했다“는 것이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폭염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인해 주요 프랑스 도시가 마비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현재의 위기로 인해 불경기를 극복하려는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가 폭넓게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작년 총선에서 패배한 사회당은 당 내부를 정비하고 정부에 대해 공세를 취할 기회를 잡았다”고 NYT는 분석했다.

프랑스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폭염 문제가 이제는 프랑스 정치일반에서도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