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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자림서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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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자림서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발견

"나무·식생 베어내는 것...교란 가중해 개체군 감소 초래”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인 '붉은 해오라기'를 비롯해 희귀 조류들이 확인돼 비자림로 숲 서식지 환경의 보전 가치가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류보호단체 ‘새와 생명의 터’ 대표 나일 무어스(Nial Moores) 박사는 27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자림로 공사구간 일대에서 총 46종의 조류가 발견됐고, 이중 6종은 국가보전관심종이라고 밝혔다.

비자림로 도로변의 산림 서식지에 대한 조류생물다양성 조사는 길이 2.94km에 달하는 비자림로 도로변 500m 안에 위치한 서식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6월의 대부분의 조류들은 새벽에 가장 활동적이며 소리를 많이 내고 다시 저녁 시간에 짫게 활동하면서 한낮에는 조용한 경향이 있으므로 대부분의 조사 활동은 오전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다.

나일 박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다른 선진국에서 행한 번식조류 조사에 준해 선상법(transect method)을 이용해 경로를 따라 천천히 조용히 걸으면서 각 지점에서 5분씩 개체수를 기록했다. 조사자인 나일 박사가 들었거나 목격한 모든 종은 개체수 근사치와 함께 일지에 기록됐다.

나일 무어스(Nial Moores) 박사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비자림로는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붉은해오라기처럼 지면에 번식하거나 땅에 가깝게 둥지를 트는 새들의 최적 서식지를 조각냈다"고 지적했다. ⓒ박해송 기자

나일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비자림로 비자림로 공사구간 500m 이내에 국내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의 세력권 13곳과 긴꼬리딱새의 세력권 23곳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붉은해오라기의 서식세력권 중 최소 2곳이 비자림로 도로변으로부터 500m 내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붉은해오라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기종으로 지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국내에선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새는 전 세계에 600~1700개체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선 단 2곳에서 번식이 증명된 기록이 남아있다.

나일 박사는 "조사구역에서 관찰된 다수의 붉은해오라기와 두견이, 팔색조, 긴꼬리딱새는 비자림로 인근의 산림이 이들 4종의 서식지임을 분명하게 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에 의한 개체군 감소 요인은 증가된 통행량으로 인한 차량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고, 교통 소음과 공해, 서식지 파현화에 의해 잠재적으로 섭식 기회를 줄인다"며 "비자림로는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붉은해오라기처럼 지면에 번식하거나 땅에 가깝게 둥지를 트는 새들의 최적 서식지를 조각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로를 확장한다면 이들 외에도 도로가 건설된 공간에 서식하는 다른 조류들이나 비조류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 또한 더욱 소실될 것"이라며 "도로에 인접한 250m 밖까지도 부정한 영향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저비용의 환경친화적 선택지는 기존의 도로 너비를 유지하면서 과속방지턱이나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 저속 주행을 유도하는 것이며, 표지판을 세워 운전자들에게 비자림로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서식지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숲 내부의 오솔길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와 식생을 베어내거나 소나무를 벌채하고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교란을 가중시켜 둥지와 새끼들이 버려지면서 팔색조와 긴꼬리딱새의 지역 개체군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산림 관리 작업은 번식기 이후까지 연기돼야 하며, 비자림로 멸종위기종 개체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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