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이용섭 광주시장에 대한 지난 1년의 평가는 어떠할까.
좋은 평가도 있고 좋지 않은 평가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자기와의 관계성에 따라 자기중심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광주시의 각종 현안사업과 앞으로의 미래사업들에 대한 수많은 내용들이 있겠지만 우선 시민들이 시장을 바라보는 인지도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리얼미터가 매월 조사해 내놓은 자치단체장 평가를 보면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민선6기 윤장현 시장은 매번 꼴찌 수준에 머물렀다. 그렇다고 시정이 잘 굴러가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시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잘 반영하지 못했다는 결과이다.
그 때 공무원이나 지금 공무원이나 대부분 그대로 있지만 시장 리더십에 따라 방향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선7기 이용섭 시장은 지난해 말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무려 4계단 오른 4위를 기록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6월까지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계속 1,2위 순위다툼을 하고 있다.
참으로 즐거운 비명이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정책을 잘 수행하고 있고 산하 공무원들도 손발을 잘 맞춰주고 있다는 증거이다.
일단은 이용섭 시장이 혁신 청렴 소통을 시정방향으로 내세우고 전문민간위원들로 하여금 행정집행의 감시와 견제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예전에 시장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할 때마다 나오는 루머가 이 시장이 장관 시절 지역인재를 잘 챙겨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행간을 읽을 수도 있다.
혁신을 하겠다는 사람이 캠프인사나 기용하고 지인들만 쓴다면 그러한 사실들은 누구나 알게 된다. 신라 48대 왕인 경문왕 설화처럼 대밭에서 들리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없애지 못한 것과 같다.
그런 점에서 투명하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려고 노력한 모습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준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26일 광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1년의 6대 분야 100대 성과와 남은 3년의 10대 핵심 정책방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년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휴일 없는 강행군의 날들이었지만 고향 광주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오랜 시간 정치적 차별과 소외로 인해 경제적으로 낙후된 변방의 광주를 대한민국의 미래로 우뚝 세우기 위해서는 본립도생(本立道生), 혁신을 통해 기본을 바로 세워 새로운 길을 내야만 했다”고 혁신의 중요성을 밝혔다.
이 시장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는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보다는 아마 광주시청 공무원이나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이 시장은 “그 결과 1년 동안에 궤도를 이탈한 광주시정을 정상궤도로 안착시켰고, 길게는 수십년 짧게는 수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해묵은 과제들을 속속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는 전임 시장이 내놓은 정책이었지만 이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이 시장이 이 정책을 이어받아 성공시킨 것도 의미가 있다.
광주 미래 일거리와 먹거리를 창출할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 기반 조성은 아직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탈바꿈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찬반 논란이 심한 가운데 시민공론화를 통해 해결한 방식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도 필자 개인적으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광주 인구나 미래를 위해 그리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트램 방식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가 말하는 지난 1년의 주요 성과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 성사, 도시철도 2호선 건설 협치행정 성공모델, 산업불모지 광주의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 발돋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시정전반을 일자리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또 맞춤형 복지와 나눔과 연대의 공동체를 위해 복지혁신의 새로운 모델 도입, 총괄건축가 도입으로 ‘아트도시 광주’, ‘디자인도시 광주’ 변화 모색, 문화관광 인프라 대폭 확충, 시민권익위원회와 광주혁신추진위원회 설치 등을 이야기했다.
미래 사업을 위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후 수영도시 광주로 자리매김하고 노사상생의 산업평화도시를 실현하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도시로 우뚝 세운다는 것은 좋은 방향성이다.
예향‧의향‧미향 삼향(三鄕)의 광주다움을 통한 국제문화관광도시로 발전시킨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 회견문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광주 문화도시의 미래는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 좋은 평가이지만 필자가 느끼는 아쉬움은 아트도시나 문화관광 인프라는 아직 제대로 선보인 것도 없는 데 너무 앞서간다는 느낌이 든다.
일부에서는 이 시장이 국악을 좋아해서 국악당 건립 공약을 내세우고 수영대회와 연계하여 국악 상설공연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동안 문화계에서는 문화도시 광주는 일부 특정세력으로 문화예산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것은 미술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된다. 비엔날레,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는 국제적인 도시이고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도 지역을 바탕으로 소재를 찾고 지역콘텐츠를 발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문제는 광주가 아직도 지역콘텐츠를 발굴하는 기초체력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기초체력도 없는 초등학교 아이가 대학생처럼 뛸 수는 없는 일이 아니던가.
광주가 갖고 있는 수많은 문화자원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스토리텔링 작업들을 장기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필자는 그동안 몇몇 문화자원에 대한 조사를 해왔다. 광주의 정자, 광주의 금석문, 광주의 건축물미술작품, 그리고 현와 고광선 선생이나 서창의 마지막 뱃사공 박호련 등의 인물 발굴도 했다.
아직도 할 게 너무 많다. 이런 것에 대한 체계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광주의 이야기를 뽑아 각주를 달고 있다. 가까운 화순이나 다른 지역의 시와 군에서는 대부분 이런 내용들을 이미 정리했다. 광주는 아직까지 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동안 광주는 말로만 예향을 외쳤고 문화도시임을 ‘자부’했다. 그런데 내실은 없었다는 증거이다.
문화도시는 작가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주에 사는 시민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작가들이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시민을 위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이 체계화되어야 한다.
첨단, 4차산업, 자동차공장 등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좋지만 기술변화에 따라 생명력의 성쇠가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분야이다.
도시의 생명력은 문화에 있다. 문화는 길게 간다. 문화를 잘 살리면 관광이 되고 관광이 잘 되면 일자리가 생긴다. 이런 일자리는 오래 간다.
해외여행 인구가 매년 늘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인구뿐만 아니라 세계 관광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들을 광주로 끌어들이는 길은 4차산업을 기반으로 한 지역문화,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이 가시적 성과보다는 이 분야에 대한 숙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