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관련해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 역할 조정이 있어서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만나 "사진을 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해서는 "과거에 김여정이 하던 현장 행사 담당을 하고 있다"며 "휴대폰을 들고 동선 챙기는 사진 등이 많았다"고 밝혔다.
반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 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역할 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영 행사 당시 자리 배치를 보면 리용호 외무상의 자리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당 부위원장의 앞자리에 있었다"며 "외무성의 위상이 올라갔고, 외무성 그룹이 대외현안을 주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넘버2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국정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20∼21일 방북과 관련해 "홍콩 시위가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 같다"며 "이번에 최초로 '국빈방문'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번에 이례적인 것은 경제나 군사 분야에 고위 관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며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중산(鍾山) 상무부장, 먀오화(苗華) 정치공작부 주임 등이 장관급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영부인을 대동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에는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이 함께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의전과 환대가 대단했다"며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심야에 숙소까지 동행할 정도였고, 27시간 시진핑 부부가 체류하는 동안에 60% 이상의 모든 일정에 동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중 정상 부부가 전동식 카트에 동승하는 등 북한식을 탈피해 서구식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리설주가 자연스럽게 시진핑 부부에게 말을 걸며 성공적인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북중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경협과 함께 군사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경제와 군 관련 인사가 배석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민생 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중산 상무부장이 배석한 것으로 미뤄 대북관광 요건을 완화해주고, 예술 등 문화교류를 장려하는 방안 등 우회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식량·비료 지원 등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대규모 시설 투자 등의 관광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식량지원·비료지원·원유지원·관광 등이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또 "정치공작부 주임이 배석한 것으로 볼 때 고위급 군사교류 재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군사교류란 당장 무기 거래 등을 확대한다는 말이 아니라 군사 관련 행사 참관 등의 낮은 교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비핵화 관련해서는 "현재 정세 아래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공감대를 이루고 상호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북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있는 비핵화 회담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다"며 "시 주석의 방북으로 하노이 회담 노딜로 실추된 리더십이 많이 만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에 대해 "갑자기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야기되는 게 없다"고 답했고,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서도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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