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높은 점수 낮게 얘기해도 거짓말이냐"

공감능력 지적엔 "여러 말씀 잘 경청"…이인영 "민심 이탈, 갑분싸"

아들 취업 관련 발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러 국민들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면서도 거짓말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아들의 학점·토익 점수를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이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으나,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할까"라며 "거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어색한 민생 행보가 민심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했다"며 이 문제를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외국인 임금차별 발언으로 '법알못', 혐오 논란을 일으키더니 아들 스펙 논란으로 우리 사회를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분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비꼬았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 특강 당시 자신의 아들이 부족한 '스펙'에도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스펙 개발 외에도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 보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아들의 KT 특혜 취업 논란 재점화로 이어지자 다음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들은 학점 3.29, 토익은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특강에서는 "내가 아는 청년이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 되고, 다른 스펙이 없다"며 "졸업해서 회사 원서를 15군데 냈는데 열 군데에서는 서류심사에서 떨어졌고, 서류를 통과한 나머지 다섯 군데는 아주 큰 기업들인데도 다 최종합격이 됐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그 청년이 우리 아들"이라고 했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모든 정당은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KT 특혜 취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아들 이야기를 선제적으로 해명한 것이냐는 비아냥에서부터,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 앞에서 가족의 취업 성공 사례를 말한 것이 적절했느냐며 "꼰대 발언", "약 올린 것"이라는 비난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