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CCTV는 20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지난 1년 동안 조선(북한)은 긴장된 정세를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며 "유관국이 조선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반도(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고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유관국'은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즉,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고 이는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미국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공식화하며 향후 북미 간 협상 재개에 대한 문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앞으로도 중국과 소통 및 협력을 이어가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루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와 발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울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조선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며서 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이같은 뜻을 주고 받으면서 북한이 향후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을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언급한 만큼,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 간 담판이 아니라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이 참여하는 다자 간 협상으로 협상 테이블을 옮기려 한다는 해석이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과 무역 갈등을 풀어가는 협상 과정에서 하나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북중 양국의 밀착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북한은 아직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양측이 정상회담을 할 때 거의 동시에 관련 내용을 보도하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에 중국이 다음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내용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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