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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타곤의 황당한 발상, '테러 확률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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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타곤의 황당한 발상, '테러 확률게임'

투자자들의 정보 및 분석 얻을 목적, "믿을 수 없도록 어리석은 계획"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의장이 암살당할 확률은?"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감행할 확률은?"

앞으로 이러한 사건에 대해 돈을 걸고 투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게 됐다. 미 국방부가 요인 암살이나 테러공격 등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선물시장 프로그램을 만들어 투자자들의 정보와 분석을 얻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능가하는 예측성을 지닌 선물시장으로 테러 정보 얻을 것"**

2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정책분석시장(PAM)'으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국방부 산하 국방첨단연구기획청(DARPA)과 상거래기술 전문회사인 '네트 익스체인지'와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발행하는 출판사의 경제정보부서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웹사이트를 관장하는 국방첨단연구기획청은 성명을 통해"이 프로그램은 위험을 알려주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경제시장분석을 적용한 것으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노력의 일환"이라며 "산발적이고 숨어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효율적이고 시의적절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첨단연구기획청은 또 "선물시장은 이미 선거결과 예측 등에서 때로 전문가의 의견을 능가하는 등 그 탁월성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거래는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며 투자자들은 그들이 미래에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 예측 결과에 따라서 선물계약을 하게 되고 그 예측이 실제로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수익을 얻게 된다고 AP는 설명했다.

PAM 웹사이트는 "PAM은 온라인 선물시장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거래자들은 경기 건전성과 민간부문의 안정성, 정부 성향 및 중동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경제, 군사 개입 여부 등을 근거로 거래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웹사이트는 프로그램 실례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암살과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 축출 및 북한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 등의 가상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보여줬다.

이 시장의 거래자 등록은 오는 8월1일부터 시작되고 온라인 거래는 10월1일 시작된다. 거래자 규모는 초기에는 1천명으로 제한됐다가 내년 1월1일부터는 최소한 1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며, 정부기관은 참여할 수 없고 거래자의 신상에 대해서도 접근권을 지닐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 수 없도록 어리석은 계획"**

하지만 이 PAM 프로그램 계획에 대해 민주당 상원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론 와이든(오리건주) 상원의원과 바이런 도건(노스다코타주) 상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이 방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계획"이며 "연방정부가 잔학행위와 테러에 돈을 거는 도박장을 개설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고 기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어떤 나라가 미국의 정계 요인 암살이나 제도 붕괴에 돈을 거는 도박장을 개설하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며 강력 반발하며 이 계획을 중단하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와이든 의원은 또 "PAM은 지난 1980년대 테러정보 프로그램을 지휘했으며 이란-콘트라 스캔들의 주역이었던 존 포인덱스터 퇴역장군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폭로하면서 포인덱스터에게 즉각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와이든 의원은 "거래자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테러리스트들도 참여할 수 있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은 테러활동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또는 미국 정보기관들을 혼동에 빠뜨리기 위해 테러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28일 보도했다.

DARPA 측도 아직은 이 프로그램에 몇몇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반대자들에 의해 조작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정부가 테러 공격을 막으려 한다면 시장이 존재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 와이든 의원과 도건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국방부가 이 계획을 위해 지금까지 60만 달러를 지출했고 올해 안에 14만9천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계획이며 2004년도 예산으로 3백만달러, 2005년도 예산으로 5백만달러를 국방부가 요청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 예산안은 상원에서는 삭감되었으나 하원에서는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져 상하원간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와이든 의원은 밝혔다.

아울러 와이든 의원은 포인덱스터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미국 국민들은 연방정부가 연방예산으로 우리 안전을 확보하려 해야지 도박을 하게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PAM 프로그램 발상은 지금 미국이 얼마나 '전쟁 신드럼'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웃지못할 사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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