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민주당대표 소환을 둘러싼 검찰과 정치권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검찰은 '대가성'을 극구부인하고 있는 정대철 대표의 주장을 뒤엎는 주장들을 연일 언론에 알리며 정대표 출두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에 민주당은 사상최대 규모의 변호인단 구성과 '방탄국회'로 정대표 보호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찰수사가 야당으로까지 번질 것을 우려한 한나라당까지 민주당과 '여야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굿모닝게이트 수사는 검찰-정치권 '전면대립'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검찰, "정대표 '대가성' 자신 있다"**
굿모닝게이트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20일 윤창열(구속) 굿모닝시티 대표가 극심한 유동성 부족으로 제2금융권에서 빌린 사채 5백억원중 4억원을 정대철 민주당 대표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정대표 주장과 정면배치되는 증거여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대표 사법처리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윤씨가 지난해 3월과 12월 유동성 부족 등 자금 압박이 심해진 상황에서 정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5억원과 3억원 등 8억원을 요구받은 뒤 정대표에게 요구액의 절반인 각각 2억5천만원과 1억5천만원 등 4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한 현장검증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주말 검거해 구속한 굿모닝시티 공동대표였던 윤석헌씨가 지난해 3∼4월 D종금등으로부터 4백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도록 하면서 사례금 명목으로 24억여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조만간 D종금 등 금융기관 관계자를 소환, 금품로비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전일.신한상호저축은행이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2백40억여원 규모의 대출을 해주고 11개 금융사가 대출금 1천2억원중 5백37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사실에 주목, 금융사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대한 로비 가능성도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밖에 이미 구속된 이 회사 전 이사 송모씨, 전 서울시 고위간부 김인동씨 등 시.구청을 상대로 한 로비스트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금품로비를 받은 서울시 및 중구청 고위간부를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굿모닝 협의회 "정치인 30~40명 명단 확보"**
검찰은 이밖에 윤창렬씨가 지난해 대선전 한나라당에 60억원, 민주당에 40억원의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첩보를 확보해 여야 정치인 10여명을 내사 대상에 올려놓고 윤씨 주변계좌를 정밀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져, 굿모닝게이트 수사가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 조양상 회장은 2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임원 사무실의 컴퓨터 등에서 금품수수 의혹이 있는 정치인 30~4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며 "여권뿐 아니라 야권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혀 한나라당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조회장은 21일 "청와대로 찾아가 문희상 비서실장 등에게 대책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며, 청와대측이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검찰과 언론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공동대응 움직임**
이같은 검찰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 정대철 대표 변호인단은 20일 "검찰이 통상적인 형식절차를 어기고 정 대표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소환연기를 요청하는게 마치 법이라도 어기는 것처럼 발표하면서 진상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부 진술만 갖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졸속을 범했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 변호인단은 이날 유선호 전의원 등 변호사 26명 명의로 된 반론문을 통해 "정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는 통상적인 수사와 영장청구절차에서 크게 벗어난 과잉수사, 감정수사, 졸속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반론문은 검찰이 사전구속영장 청구시 `2002년 3월 중순께 신라호텔 일식당에서 정 대표가 윤창열씨에게 먼저 5억원을 요구했고 이후 윤창열씨가 상가건축 허가 등 중구청 관련 업무에서 편의를 봐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승낙하고 2억5천만원을 받았다'고 적시한 데 대해 "경성사건 재판이 끝나지 않은 사람이 타인에게 먼저, 그것도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다는 것은 상식과 경험칙상 예상하기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반론문은 또 "2001년 9월 정대표가 윤창렬씨를 소개받을 때외에는 신라호텔에서 윤씨를 만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론문은 이어 "돈을 수수한 시기는 2002년 4월경으로 당시는 민주당의 대표 최고위원 경선시기이며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윤창열이 경선자금으로 사용하라면서 교부한 2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이와 함께 `정 대표가 2002년 12월 중순께 신라호텔 주점에서 윤창열에게 2억원을 요구한 뒤 12월 17일께 정 대표 집에서 1억5천만원을 받았다'는 검찰 영장 내용에 대해서도 "당시 정 대표는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평소 안면있는 인사들에게 전화를 해 도와달라고 당차원에서 요구한 적은 있지만 얼마를 달라고 요구하거나 청탁을 받고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반박문외에 현재 26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사상 최대규모인 2백~3백명 규모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정대표 방어작전을 구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검찰과 갈등은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7월 임시국회 폐회직후 8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하는 등 '여야 공조'로 검찰의 공세에 공동대응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칫 불똥이 한나라당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무현대통령은 굿모닝 시티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정대철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에 서명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20일 "지난 18일 저녁 체포동의요구서를 접수한 뒤 노 대통령은 국회법에 따라 19일 요구서에 서명했다"며 "국회법에 명시돼 있는 만큼 대통령은 판단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현행 국회법 26조엔 국회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기 위해 국회의 동의를 얻을 때 관할법원 판사는 영장 발부 전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수리한 후 지체없이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하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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