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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을 우울하게 만든 '두가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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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을 우울하게 만든 '두가지 소식'

보험지급액 줄고, 지역가입자보다 50%나 손해

돈만 내고 나중에 국민연금 고갈로 자신이 낸 돈조차도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직장인들에게 우울한 소식이 한꺼번에 두 가지나 전해졌다.

하나는 정부와 민주당은 18일 현재 소득의 60% 수준인 국민연금수급액을 내년부터 55%로 하향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득이 투명한 직장인은 현행 국민연금 제도하에서 소득을 축소신고하는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50% 가량 손해를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첫번째 소식, 연금수령액 감소**

정세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보건복지부와 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브리핑을 통해 "국민연금기금의 재정안정을 위해 연금 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급액인 소득대체율을 내년부터 55%로 현재보다 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령 연금가입기간 월평균 소득이 1백만원이었다면, 앞으로는 매달 기존의 60만원보다 5만원 깎인 55만원만 받게 된다는 얘기다.

당정은 다만 기존가입자가 올해까지 연금을 불입한 부분에 대해선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기존가입자가 내년이후에도 연금을 불입할 경우 이 소득대체율을 적용키로 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당초 올리려던 국민연금보험요율은 2010년까지 현행대로 9%를 유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현재 국민연금재정상태와 국가경제 등 여러측면을 고려해 봤을 때 2008년에 소득대체율을 추가로 조정하고, 2010년부터 2030년까지 보험요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정부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해 2008년에 또다시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보험요율을 인상할 것임을 밝혔다. 시간이 갈수록 받는 국민연금은 줄어드는 반면, 내야하는 돈은 늘어나는 셈이다.

당정이 이처럼 비난을 각오하고 '인기없는 결단'을 내린 것은 현재의 수급구조가 지속될 경우 노인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경제활동인구는 줄어 국민연금 재정이 2035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70년에는 기금이 완전 바닥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민주당 발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해 당초 소득대체율을 현행 60%에서 50%로 10%포인트 인하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건 것이다. 당초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기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85%로 크게 끌어올려야 국민연금 파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같은 민주당 방침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반발은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민주당 안대로 갈 경우 보험료율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당정회의에서도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소득대체율을 대폭 낮출 경우 국민 부담이 많은 만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달하자 보건복지부측은 일단 “검토해 보겠다”며 확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건부 관계자는 "현행 국민연금 체계를 유지하다가는 '후세대'의 부(富)를 훔쳐다가 '현세대'가 탕진하는 전형적 '세대간 모럴 해저드'가 불가피하다"며 "다음 세대에게 부를 물려주기는커녕 빚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다 근원적 국민연금 체제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소식, 직장생활자는 역시 봉이다**

한국조세연구원 전병목 전문연구위원이 17일 발표한 ‘국민연금제도의 가입자간 형평성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가입자들이 20% 가량 소득을 줄여 신고하는 탓에 자신이 낸 돈의 50% 이상을 부가혜택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제도에서 2004년부터 40년간 가입한 지역 가입자는 자신이 낸 돈의 1.96배를 연금으로 수령, 사업장 가입자의 연금 수익비 1.51배를 크게 웃돌았다. 지역가입자는 자신이 낸 돈보다 96% 정도의 연금을 더 받지만 직장가입자는 51%를 더 받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위원은 “지역 가입자가 누리는 수익비 가운데 1.44배는 연금제도 운용에 따른 정당한 것이지만,나머지 0.52배는 소득 축소신고로 인한 부가혜택”이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은 “지역.사업장 가입자를 분리할 경우 2004년부터 40년간 가입한 사업장 가입자의 수익비는 1.67배로 현행 제도의 수익비 1.51배보다 늘어나는 반면, 지역 가입자는 수익비가 1.67배로 낮아져 형평성이 제고된다”며 “특히 연금제를 분리 운영할 경우 2050년까지 국민연금의 연 평균재정지출이 4.6∼4.9%가량 줄어 재정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위원은 “현행 제도가 소득을 적게 신고하는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데다 직장과 지역가입자를 하나의 재정으로 통합해서 관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역가입자의 소득이 낮은 것은 자영업자 등이 소득의 20% 정도를 줄여서 신고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전위원은 또 “직장인 입장에서는 지역가입자로 인해 전체 평균소득(1백29만원)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유일한 사회안전망'에 비유된다. 하지만 이 그물이 너무 부실하며 형평성을 잃고 있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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