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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금융계에 또다시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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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금융계에 또다시 회오리

방카슈랑스 본격 진출, 대대적 숙정-조직개편

국내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이 또다시 금융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병석에 누워있었던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공격적 행보가 또다시 시작된 것이다.

***국민은행, 방카슈랑스 본격 가동**

국민은행이 한일생명 인수의향서(LOI)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제출하면서 보험업 진출의사를 공식화함에 따라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판매) 시행을 눈앞에 두고 은행은 물론 보험업계까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은행 직원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 김정태 행장의 직인이 찍힌 인수의향서를 예보에 전달했으며 조만간 투자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역시 국민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뒤 MOU(양해각서)를 맺은 뒤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일생명은 작년 10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돼 제3자 매각이 추진돼 왔다.

한일생명은 지난 3월말 현재 9백49억원의 순자산부족액을 기록, 마이너스 6백18.4%의 지급여력비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자산규모 1천억원에 불과한 국내 23개 생보사중 22위권에 속하는 소규모 회사다. 예보가 계산한 한일생명 매각 적정 가격은 1백억원 이하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예보는 인수기관에 대해 한일생명의 자산 부족분 2백억원 정도를 공적자금으로 메워줄 방침이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자산규모가 1천억원 수준에 불과한 한일생명을 인수하려는 것에 대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 보험사를 설립할 필요없이 인수비용이 1백억원도 안되는 한일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 인가권을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의 외국계 최대주주 ING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압박전술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ING그룹과 맺은 경쟁사와의 경업(競業) 금지 조항 때문에 ING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일생명을 인수할 수 있다.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실제 국민은행이 한일생명을 인수할 의사가 있어서라기보다 방카슈랑스 파트너인 ING측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ING측과의 방카슈랑스 협업 협상에서 은행지분 추가투자(2%,6백36만주), 판매수수료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ING측은 이에 난색을 표명해 왔다. 때문에 국민은행이 한일생명 인수를 추진함으로써 방카슈랑스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는 ING를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일생명 매각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이후엔 국민은행이 독자적인 생명보험상품 개발까지 가능해져, 넓은 은행 점포망을 통해 상품판매에 나설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미 국민은행은 주주인 ING그룹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고 삼성생명.현대해상 등 7개 국내 보험사와도 보험상품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과 보험사들은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보험업 진출에 금융계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예금.대출시장에서 금리 주도권을 쥐고 리딩뱅크 역할을 한 것처럼, 국내은행 최대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보험시장에서도 타금융사를 압도하는 보험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3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점포는 1천2백48개이며, 고객만 2천3백70만명에 이른다.

보험설계사 등 모집인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보험사와 달리, 은행직원을 모집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국민은행이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또다른 주요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직원만 1만명이 넘는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방카슈랑스 시장을 40% 이상 점유할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월부터 은행창구를 통해 판매가 허용되는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양로보험.교육보험.신용생명보험(대출고객이 재해를 당하면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보험).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상품 등으로 보험사의 비(非)주력 상품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앞으로 종신보험.자동차보험 등으로 방카슈랑스 허용상품이 확대되면 보험사를 갖고 있는 은행들의 영업력이 더욱 빛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창구직원 전원 계약직으로**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인사 및 조직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일선 창구에서 단순 입출금 업무를 보고 있는 텔러를 8월부터 전원 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방침이다. 현재 일선창구의 계약직 비중은 60% 정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법제화되면 일반직 수준으로 올리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원 계약직으로 일원화하는 것으로 인사폭이 1천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텔러의 계약직화는 동시에 방카슈랑스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입출금이라는 단순업무에서 벗어나는 정규직들에게 방카슈랑스 등 고부가가치 업무를 추진토록 하겠다는 방침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예대금리차나 카드마진만 갖고서는 더이상 소매금융의 이윤을 확대할 수 없다는 경영판단에 따라, 보험사업에 적극 뛰어들기 위한 사전포석의 의미로도 읽힌다는 것이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지난 16일 부행장 3명을 경질하고 현재 1백76개의 기업금융 전담점포(RM) 중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영업권이 겹치는 지역 40개 안팎의 점포는 통.폐합키로 했다. 이번에 경질된 3명의 부행장은 김정태 행장이 병원에 장기입원한 기간동안에 대출심사권의 지점으로의 재이전 등을 주장하면서 '경영의 대원칙'을 훼손시키려 했던 대목이 핵심 경질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원칙'을 훼손한 임원들에 대한 경질을 공언한 바 있는 김행장은 16일 이같은 인사내용을 통고한 뒤, 이날 오후 시내 모호텔에서 임원 연찬회를 갖고 향후 경영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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