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의 피격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 군당국은 이란의 경비정이 선체부착 폭탄을 제거하는 장면이라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이 유조선 피격과 관련해 이란을 지목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이 협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함에 따라 양국간 긴장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첩보,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 수준, 최근 유사한 이란의 선박 공격,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떤 대리 그룹도 이처럼 고도의 정교함을 갖추고 행동할 자원과 숙련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이유 없는 공격은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자 항행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며 용납할 수 없는 긴장 고조 활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항행의 자유와 무고한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이란의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이란은 테러와 유혈, 강탈이 아니라 외교를 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 무역과 지역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이란과 협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느낀다"며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고,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해 최고지도자를 만나 자신의 메시지를 대신 전한 데 대해선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만나기 위해 이란으로 간 아베 총리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군당국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피격 당한 유조선 '코쿠카 코레이져스'의 측면에서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이라며 해당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현지시간 오후 4시10분 이란의 한 경비정이 코쿠가 코레이져스에 접근했으며, 이 배에서 미폭발 선체부착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이 관측돼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군당국은 제거되기 전 기뢰를 보여주는 사진도 공개했다.
CNN도 4명의 미 관리를 인용해 이란의 해군 선박이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동영상을 미군 항공기가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또 작은 배에 탄 사람이 미폭발 기뢰를 움켜 쥔 장면을 찍은 사진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배는 미 해군 전함 '베인 브리지'와 드론, 해상초계기 P-8이 4시간 동안 피격 현장에 머문 후에도 이런 움직임을 보였는데, 미 관료들은 이란이 자신의 관여 증거를 되찾으려는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다른 관료는 다수의 이란 소형 선박들이 '베인 브리지'가 머물고 있던 지역에 진입하는 바람에 미 중부사령관이 "베인 브리지나 그 임무에 대한 간섭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동 시각으로 이날 오전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오만 해상에서 노르웨이 선박과 일본 업체가 임차한 선박 등 유조선 2척이 어뢰 공격을 받았다. 선원들은 모두 탈출했고, 인근을 지나던 다른 상선에 전원 구조됐다.
지난달 12일에도 오만해에서 유조선 4척을 겨냥한 공격이 벌어졌다. 미국은 당시에도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오만해는 원유 수송로이자 걸프 해역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진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이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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