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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이회창과 '결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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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이회창과 '결별 선언'

"이회창 자리 만들 생각없다", 득보다 실 많다는 결론에 도달

대표 경선때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이회창 전총재를 모셔오겠다"던 최병렬 한나라당대표가 이회창 전총재와 노골적인 '거리두기'에 나서 그 배경에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병렬, "이회창 자리 마련할 생각 없다"**

최대표는 15일 밤 장모상으로 급거귀국해 문상객을 맞고 있는 이회창 전총재를 삼성서울병원 영안실로 찾아가 조의를 표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회창 정계복귀 추진설'과 관련, "이총재의 정계 복귀 문제는 내가 나서서 될 문제가 아니다"며 "이총재는 DJ처럼 (정계복귀를) 안 한다고 해놓고 다시 돌아오는 처신을 하실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대표는 이어 "사람들이 전국구 1번이라고 지어내는데 나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나는 (이 전총재가 선거때 지원다니는 것도) 원하지 않고, 고문직이나 자리를 마련할 생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회창 전총재의 비서실장이었던 신경식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 "이 전총재를 전국구 1번으로 모셔와 총선 지원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최병렬 대표는 그러나 대표경선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3천여명의 부산.경남(PK) 선거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이회창 전 총재를 삼고초려라도 해 모셔서 모든 힘을 결집시키겠다"고 말했었다.

'이회창 복귀' 발언과 관련, 최병렬 후보 캠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승리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며 이회창 총재의 정계복귀보다는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데에 무게중심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나라당 지지자 사이에서 57%가 정계복귀를 지지할 정도로 한나라당에 '이회창 정서'는 분명히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 전 총재가 지원유세를 하는 것 정도는 정계복귀와는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었다.

***이해득실 계산끝에 삼고초려 공약 백지화**

최병렬 대표의 이같은 이회창 거리두기 선언은 이 전총재를 정계에 복귀시킬 경우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최종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표는 '삼고초려' 공약의 이행여부를 놓고 그동안 적잖은 고려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한나라당내에는 이회창 복귀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지난번 경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이회창 사단'은 이회창 복귀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신경식의원이 "이회창 전총재를 전국구 1번으로 모셔와야 한다"는 주장은 이같은 이회창 사단의 입장을 압축한 공식적 요구였다.

반면에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부정적이었다. 이회창 전총재가 말을 번복하고 정계 복귀를 할 경우 수도권 선거에서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최병렬 대표는 그동안 이회창 복귀 공약의 이행여부를 놓고 고심해왔고, 이에 지난주에는 이회창 전총재의 정확한 '본심'을 파악하기 위해 측근들을 미국 현지에 보내기까지 했다.

이러던 차에 15일 밤 이회창 상가집을 찾은 직후 '이회창 복귀' 반대 입장을 밝힌 데에는 이날 오전 청와대가 지난번 '대선자금 전면공개' 공세를 펼친 대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대선자금에 관한 한 결코 떳떳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회창 전총재까지 정계에 복귀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떠맡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이회창과의 결별' 선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이같은 결정의 이면에는 노무현 정부의 지지율 급락현상을 볼 때 굳이 이회창의 지원사격없이도 내년 총선에서 낙승할 수 있다는 판단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굳이 이회창 전총재를 복귀시켜 당내 '이회창 사단'의 발언권을 강화시켜 줄 필요가 있겠냐는 계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말해 '삼고초려' 공약(公約)은 결국 공약(空約)으로 끝난 셈이다. 현실정치세계의 냉혹한 계산법이자 필연적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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